2월 들어 경주지역 곳곳에서 화재 발생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일부터 15일까지 10일간 소방당국이 출동한 화재사고가 무려 6건에 달한다. 이틀에 1건 이상 화재가 발생한 셈이다.
화재 사례로는 지난 6일 내남면 나무공방, 11일 강동면 단독주택, 13일 성건동 단독주택과 다세대주택, 15일 안강읍의 한 교회 및 내남면 농막 등에서 화재가 발생해 인명 및 재산피해가 났다. 이들 화재는 대부분 전기적 요인이나 부주의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택 화재가 경주뿐만 아니라 경북 도내에서도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도내에서 지난해 11월 1일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 3개월간 총 286건의 주택 화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사망 11명, 부상 23명의 인명피해와 29억여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지난 3년간 도내 주택 화재 발생 건수도 증가 추세다. 2022년 691건, 2023년 701건, 2024년에는 724건으로, 같은 기간 동안 인명피해는 사망 41명, 부상 254명 등 총 295명에 달했다.
또 지난해 기준 도내 화재 발생 장소별로는 단독주택이 504건(69.6%)으로 가장 많았으며, 공동주택 175건(24.2%), 컨테이너 등 기타 주택에서 45건(6.2%) 순으로 나타났다.
화재 원인은 부주의가 360건(49.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기적 요인 160건(22.1%), 원인 미상 97건(13.4%), 기계적 요인 45건(6.2%), 기타 62건(8.6%) 등이 뒤를 이었다.
부주의로 인한 화재 발생 사례만을 보면 △저용량 멀티탭 사용 △음식 조리 중 식용유 착화 △아파트 계단실 담배꽁초 투척 △전기장판 사용 부주의 △가스렌지 취급 부주의 등이었다.
화재 장소와 원인을 분석하면 시민 스스로 지켜야 할 화재 예방 대책도 나온다.
주택 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시민 각자가 소화기 비치, 스위치형 콘센트 사용, 식용유 요리 시 자리 비우지 않기, 정해진 흡연구역에서 흡연하기 등을 지켜야 한다.
또 전기장판은 접거나 라텍스를 겹쳐 사용하지 말고, 과열 방지 기능이 있는 장판을 사용해야 한다.
경주시를 비롯해 도내에서 주택 화재가 크게 증가하면서 지난 14일 경북소방본부는 이처럼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무엇보다 주택 화재의 가장 큰 원인은 부주의이므로, 화재 예방수칙을 주지하고 잘 지키기만 해도 인명 및 재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전통시장 화재 예방 ‘IoT 감지기’ 설치 서둘러야
지역 내 주택 화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전통시장 화재 예방을 위해 선제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재필 의원은 지난 13일 제288회 경주시의회 임시회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서울 구로구의 사물인터넷(IoT) 감지기 설치 사례를 들며 경주시의 도입을 요구했다.
전통시장은 다수의 점포가 밀집해있고 노후시설이 많아 화재에 취약하고, 화재가 발생하면 단시간에 걸쳐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초래해 선제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의원이 사례로 든 IoT 감지기는 전원 공급용 분전반에 센서를 설치해 전기 사용 환경 특성을 파악, 맞춤형정보수집(모니터링)으로 전기 사용에 의한 화재 발생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감지기는 전압, 전류, 저항성 누설전류, 용량성 누설전류 등 12개 항목 전기 신호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수집·저장·분석한다. 이상 위험이 발생하면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사용자 맞춤형 알람을 휴대전화로 알려준다. 즉 불꽃이나 연기, 온도 등을 자동적으로 감지해 점포주와 인근 소방서에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기기다.
IoT 감지기를 통해 화재를 조기 진압한 사례도 있다. 강원도 태백시장에서는 지난해 1월 한 식당에 설치된 IoT 감지기가 화재를 감지하고, 119 종합상황실 등으로 실시간 통보해 초기에 진화했다.
앞서 지난 2021년 6월에는 세종시 내 전통시장도 이 감지기를 통해 화재 발생 7분 만에 화재를 진압하기도 했다.
이 같은 유용한 기능 때문에 지난 2020년을 전후로 서울시와 경기도 등 전국에서 전통시장 내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화재 감지 시스템을 설치하고 있다.
경주시도 다른 지원 사업보다 우선적으로 첨단 기술을 이용한 화재 감지기를 설치해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