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고 해메는 치매 어르신을 도와 안전하게 집으로 동행한 집배원의 작은 배려가 팍팍한 삶에 작은 힘이 되고 있다.
외동우체국에서 집배원으로 일하고 있는 정삼권 씨는 비가 오는 날 외동 공단지역 인근에서 여느때와 같이 일터로 향했다. 그러던 중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할머니를 우연히 마주쳤다.
우체국에 근무하기 전 사회복지사로 일했던 정삼권 씨는 할머니의 모습이 어딘가 어색하다고 느껴졌다. 비오는 날에 우산도 쓰지 않은 채, 그리고 마을이 아닌 공장이 몰려있는 곳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어서다.
“할매 어디가는교?”
우편 배달용 오토바이를 할머니 옆에 세우고 말을 건넨 그에게 할머니는 퉁명스럽게 “집에 간다”고 답했다. 그는 할머니에게 정확한 집 위치를 물어봤더니 횡설수설하며 걸어서 한시간 이상 걸리는 동네라고 답했다.
정삼권 씨는 곧장 112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고 경찰이 오기까지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며 안정 시켰다.
마침 할머니를 아는 동네 이장이 차를 타고 지나가다 정삼권 씨와 할머니를 발견해 할머니를 집까지 모셔다 드릴 수 있었다.
그는 주위에 불편한 분이 있으면 좀 더 관심있게 보게 된다며 할머니가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정삼권 씨는 “누구나 그런 상황이었다면 똑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다. 집배원들은 마을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비슷한 경험을 많이 한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한편, 정삼권 씨의 선행이 알려지며 그는 지난 11월 21일 국회의원 표창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