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대생들의 휴학을 대학 자율로 허용하자 대구·경북권 대학들의 휴학 승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지역의 동국대 의대도 조만간 휴학을 승인할 예정이다.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대구·경북권 5개 의과대학 가운데 동국대만 유일하게 휴학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경북대가 1학기 480여명, 2학기 580여명의 휴학계를 일괄 승인했으며, 영남대도 430여명 규모의 휴학을 승인했다. 계명대도 450여명의 학생들의 휴학을 최종 승인했으며 대구가톨릭대도 200여명 수준으로 휴학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학 결정을 미루고 있는 동국대도 곧 학생들의 휴학을 최종 승인할 것으로 예상 된다. 현재 의과대에 출석 학생이 거의 없어 수업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의과대에 따르면 전체 의과대학생 310여명 가운데 11월 현재 의학과 1학년 8명과 3학년 3명 만이 출석하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정부가 휴학을 대학 자율에 맡기면서 대구·경북 대학들이 휴학을 승인해 동국대도 미룰 수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사회 보고 등의 절차로 그 시기가 조금 늦춰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휴학도 복귀도 문제
동국대 측의 휴학 승인 결정에도 의대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도 재정적 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휴학 승인으로 재정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동국대 의과대는 연간 약 50억원 정도의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약 30억원은 학생들의 등록금 등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나머지 20억원은 동국대 병원에서 지원받고 있다.
동국대 의과대는 현재까지 약 12억원 정도의 등록금 환불이 예상되며 재정이 바닥난 상태다. 또한 동국대 병원에서 지원받던 20억원 정도의 예산도 병원 경영상 어려움으로 더 이상 받지 못할 전망이다.
의과대학 관계자는 “사립대의 경우 약 80%가 휴학 시 등록금을 이월하지만 동국대는 학생들에게 돌려주고 있다”면서 “사실상 의과대 재정은 바닥나 시중은행에서 대출까지 받아야 할 정도로 사정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대학에서는 휴학생들도 내년에 복학하지 않으면 재적으로 이어진다. 당장 휴학 문제가 아니라 의료 해결을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 문제와 미복학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또 다른 문제가 예상된다.
올해까지 동국대 의대는 정원은 49명에서 내년 신입생이 120명으로 71명 늘어난다. 올해 휴학한 학생들까지 내년에 한꺼번에 복학한다면 170여명의 학생이 동시에 수업을 받게 되는 셈이다.
대학 측은 1학년의 경우 교양 과목 위주로 문제가 없지만 본격적인 실습이 진행되는 2학년부터 문제 발생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의과대학 관계자는 “실습실 확충을 위해 의과대 증축을 준비하고 있으나 예산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국립대와 달리 사립대는 학생 증원에 따른 예산 지원은 부족하다. 2027년 2월까지 의과대 증축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의과대 증축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지만 수업 차질은 선택의 결과라는 목소리도 제시됐다.
지역 의료 관계자는 “휴학은 학생들의 선택이었고 그 결과에 대해서도 학생들은 이미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다”면서 “하루빨리 의료계가 정상화되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