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
황금을 머금은 가을 연잎
사계절의 연잎과 연꽃을 그려보겠다는 생각으로
봄·여름 새벽마다 연꽃밭을 누비며 사진을 찍으러 다녔다.
사진작가들이 줄지어 작품을 찾고 있었다.
가을이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연꽃밭에서 사라지고
텅 빈 가을 연잎만 남아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계절이 된다.
가을과 겨울 사이, 벌레 먹은 연잎이 되어 보고
노랗게 물들어 말라버린 연잎이 되어
화폭에 담아 보며
겉모습에 휘둘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연잎을 그려냈다.
이 그림을 통해
자신을 관찰하며
근원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만든다.
텅 빈 연밥은 생멸을 거듭하는
비워졌지만 비워지지 않은 채움이다.
박명자 작가 / 010-9153-6582 / y2oqoqo@naver.com
단체전 20여회
수상 - 한양예술대전(장려상). 환경미술대전(우수상)
현) (사)한국미술협회 회원, 경주환경미술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