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인공지능(AI) 전화 서비스로 복지사각지대 주민들의 안부를 챙기는 사업을 7월 안강읍에서 시범 운영한다. 이 서비스는 주거 취약, 독거 장·노년, 치매 등 복지사각지대 주민들을 대상으로 AI가 주 1~2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건강을 챙기고 말벗도 되어주는 사업이다. 인공지능이 돌봄 대상자와 네이버 AI ‘하이퍼클로바’를 기반으로 일상적인 대화를 통해 가족처럼 건강 상태, 식사 여부 등 안부를 확인한다. 통화 응답 여부, 상담 내용 등을 분석해 특이점이 포착되면 담당 공무원 등이 직접 전화를 하거나 방문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사업은 경주시가 지난해 행정안전부 공모사업인 ‘2023년 디지털타운 조성사업’에 선정됨에 따른 구축 서비스의 일환이다. 이달 안강읍에서 시범 운영 후, 다음 달부터 전체 23개 읍면동으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서울, 부산, 인천, 대구, 강릉 등 다수의 지자체가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지자체들의 반응도 좋다고 한다. 실제 대화에서 단순히 정해진 리스트에서 질문을 던지는 단계에서 벗어나 상대방 답변을 이해한 뒤 그에 반응하고 되묻기까지 하는 등 AI의 대응 수준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비록 기계를 통한 상호작용이긴 하지만, 복지사각지대 대상자의 정서적 고립감을 일정 부분 해소하고, 노인 고독사 예방과 위급 상황 대처에 유효하다는 평가다. 경주는 지난달 말 기준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인구의 26.8%를 차지한다. 또 홀몸 노인, 사회와 단절된 채 살아가는 유형의 가정 또는 개인도 존재한다. 이런 위기 가정이나 개인을 사회복지사들이 일일이 찾아내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빈틈없이 돌보기는 더욱 힘들다. 그동안 복지사각지대 발굴을 위해 주택 전력 사용량 점검, 요구르트 판매원 활용 등 각종 아이디어가 동원됐다. AI 전화 서비스는 이런 활동에 들이는 시간과 수고를 획기적으로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사람이 해야 할 일이지만 미처 손길이 닿지 않는 영역에 AI의 능력을 빌릴 수 있다면 기존 시스템과 충분히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경주시가 시작한 이 사업이 활성화돼 지역 내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큰 성과를 거두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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