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돈목(佛眼豚目) 우리 동네에는 ‘광명동 오빠’란 애칭의 50대 남성이 산다. 까맣게 그을린 얼굴에 누런 치아, 거기다 치아 몇 개는 빠져있다. 겨울의 칼바람과 여름 장마가 몰아치는 날에도, 그는 익숙한 골목길을 하루에도 수십 번 걷는다. “언니야, 밥 뭇나? 언니야, 밥 묵고 댕기래이!” “아, 예에 고맙습니다” 길에서 우연히 마주쳤을 때 그는 나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넸고, 나는 당황해 어색하게 인사를 하고 지나쳤던 적이 있다. 그의 인사는 마을회관을 오가는 어르신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그의 인사에서는 때때로 아이들의 순수한 본성을 엿볼 수 있다. 오늘날 우리사회는 어떻게 인격의 가치를 판단하고 있는가? 물질적 기준으로만 판단하지는 않는가? 나 역시 그러한 순간들이 있다. 인간의 존엄성과 진정한 가치관에 대한 판단이 물질에 가려져 사라져가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매일 발생하는 흉흉한 사건들을 통해 드러난다. 이를 통해 나는 내 마음의 거울인 자성(自性)을 닦고,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진실된 삶을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한다. 생과 사는 결국 분리될 수 없는 것이며, 보지 못하면 이미 죽은 것과 다름없으리라. 김기화 작가 / 010-5532-5663 / kkhc632000@hanmail.net 동국대학교 불교문화대학원 불교예술학과 선서화 석사 동국대학교 인문과학대학 미술학부 한국화 졸업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연구 東. 苦. 樂 회원 2024 (서울)라온갤러리 한국/로스엔젤레스 릴레이전시, 2023 한국-튀르키예 수교 65주년 기념 미술교류전 2014 smat 서울 현대미술페스타, 2011 북경 798 현대미술제, 2009 홍콩모던 아트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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