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제2급 법정감염병 ‘백일해’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백일해는 급성호흡기 감염병으로 콧물이나 경미한 기침으로 시작해 발작성 기침으로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100여일 동안 기침이 계속된다고 해서 백일해(기침 咳)라고 이름 지어졌다. 환자나 보균자의 비말 감염에 의해 전파되고 전염성도 매우 강하다. 예방접종과 함께 방역당국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때다. 질병관리청 감염병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일 0시 기준 올해 백일해 국내 환자 수는 총 490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1명과 대비해 44.5배에 이를 만큼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또 백일해 환자 중 0~19세 아동·청소년이 420명으로 전체 환자의 85.7%에 달하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지역 내 환자 발생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면역력이 없는 집단에서는 1명이 12~17명을 감염시킬 만큼 전파력이 매우 강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어린이들에게는 치명적인 질환이 될 수 있어 가볍게 볼일이 아니다. 질병청은 유아들의 경우 백일해에 감염되면 심할 경우 폐와 뇌에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유아들에게는 생후 2, 4, 6개월째 반드시 3회의 예방접종을 해야 하고, 생후 15~18개월, 4~6세, 11~12세에 추가 접종 3회를 해야 한다. 후진국에서 주로 발병하는 백일해가 유행하는 것은 생활환경이 주원인이다. 과거 적당히 세균에 노출된 생활환경이 면역력을 강하게 했지만, 근래 들어 환경이 깨끗해지면서 면역력이 약해진 탓이다. 아이들의 운동 부족도 체력 저하와 함께 면역력이 떨어지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백일해가 그동안 국내에서 거의 발생하지 않다 보니 예방접종을 소홀히 했던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백일해 발병과 유행 차단을 위해서는 예방접종을 누락했거나 추가 접종해야 하는 어린이는 반드시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백일해를 포함한 호흡기 감염병 예방을 위해 일상생활에서 손 씻기, 기침 예절 등 개인 위생수칙 준수도 필요하다. 코로나19 사태를 경험 삼아 발생 초기부터 선제적인 예방책을 마련하고 시행해야 한다. 지역 내 백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예방접종과 안전수칙을 지킬 수 있도록 경주시가 예방 홍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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