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말, 경주 보문에서 개최된 동창회 모임에 모처럼 참여했다. 오랜만에 찾은 고향을 찾는 기분에 더하여, 경주와 보문은 가슴이 설렐 만큼 아름다웠다. 단순히 내 느낌뿐만 아니라 황남대총과 월지를 지나가면서 바라본 풍광이 역사 문화 도시로서 색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고, 특히 이 보문이 가지는 짙은 자연과 역사성은, 확대하여 경주가 오랜 리조트로서 나름의 정체성을 더해 성장해가고 있다는 생각을 동시에 할 수 있었다. 경주 보문단지가 개발된 지 어느덧 반세기가 지났다. 세월을 가늠할 수 있는 아름드리 가로수와 푸르른 녹음이 경주 보문단지의 리조트의 풍모를 더해 주었다. 이젠 오래된 얘기이지만, 경주 보문단지는 애초에 계획된 규모보다 10분의 1도 조성되지 않았다고 수차례 들었었다. 시내에서 접근하기도 다소 어렵고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점도 있긴 하다. 한때는 서울 다음으로 특급 호텔이 가장 많았었다. 한국의 관광과 국제관광의 역사와도 궤를 같이 한다고도 할 수 있다. 최근의 일로 다행한 것은 경주가 천년고도의 문화도시로서 역할에 더하여, 국제회의 복합지구 활성화 사업으로 관광산업에 적극적으로 매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3년에는 보문을 중심으로 경주의 국제회의 복합지구 활성화 사업이 추진되고 이에 한국관광정책연구학회로부터 우수 관광정책사례로 선정되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었다. 이 국제회의 복합지구 활성화 사업은 경주 지역의 고유한 문화관광자원과 민간부문의 국제회의 시설을 활용하여 고유의 복합적인 마이스 문화공간을 조성함으로써 지역 마이스 산업 육성 정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특히 동 사업은 2022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한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선정됨으로써 정책추진에 탄력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 2025년 11월 APEC 정상회의가 개최되는데, 때에 맞춰 경주는 인천 제주와 함께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물론 경주시는 2025년 APEC 정상회의 개최 도시의 강력한 후보지로 평가되고 있다. 그 이유는 풍부한 역사 문화유산, 국제회의 개최 경험, 교통접근성, 안전한 환경 등 다양한 강점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라천년의 수도로서 불국사와 석굴암 첨성대, 동궁과 월지, 게다가 황남대총, 경주 양동마을 등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경주야말로 한국의 정체성을 쉬이 드러낼 수 있다. 이는 APEC 정상회의 참가국 지도자들에게 한국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경주시가 일찍이 국제관광단지로 개발된 보문지역을 중심으로 집적된 대규모 숙박시설과 회의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것도 커다란 장점이다. 게다가 세계문화유산포럼, 세계도시포럼 등 국제적인 규모의 회의를 개최한 경험이 있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숙련된 인력과 노하우를 가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 APEC 개최는 지역 관광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고 다양하다. 회의기간 내에 많은 외래객의 방문은 물론이고, 장·단기적인 관광객 유치와 지역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APEC 정상회의 기간 동안 개최 지역에는 정상들과 관계자, 언론인, 일반 관광객 등 수 만 명의 방문객이 몰린다. 이는 호텔, 레스토랑, 교통, 관광 등 다양한 관광 산업 분야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이다. APEC 정상회의는 세계적인 뉴스 이벤트로 주목받으며, 이는 개최 지역에 대한 홍보 기회가 것이다. 장기적인 관광객 유입으로 이어져 지역 관광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촉진하여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킬 것이다. 나아가 작금의 지역소멸 시대에 경주시가 지역성장의 거점으로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할 수 있다. 더불어 최근 성장 동력을 잃은 인근의 포항이나 울산의 산업과 경제 협력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지는 만큼, 광역 수준의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상위 지자체인 경상북도는 물론이고 인근의 울산광역시와도 긴밀한 협력과 협조도 끌어내야 한다. APEC 정상회의가 단순히 경주만을 위한 행사가 아닌, 주변 도시의 발전과도 밀접함을 인식시킴으로써 또 다른 응원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경주 울산 포항은 ‘해오름 동맹’으로 일컬어지는 동일 생활권이자 실직지역이다. 이웃 도시들의 협력을 통해 APEC 정상회의를 유치하고 상생함으로써, 명실공히 함께 국제화의 주역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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