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는 TV 보기가 무섭다. 흉악범죄 관련 뉴스도 무섭지만, 무엇보다도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가정의 사례들이 너무 극단적이다. 그리고 그 원인을 알기에 더욱 무섭다.대한민국의 교육이 무너지고 있다.공교육의 이야기가 아니다.가정교육의 이야기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다거나 금쪽이라고 아이를 칭하는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올바른 훈육의 부재다. 갑자기 대한민국 부모들이 훈육을 제대로 못 하게 된 것일까?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아니다. 못 배워서 그렇다. 지금 부모 세대는 올바른 훈육을 배우지 못했다. 조부모 세대는 삼대가 함께 사는 가족의 형태에서 자랐다. 대가족에서는 웃어른을 공경하는 예의를, 효를 자연스레 익혔고, 조부모 앞에서는 함부로 부부싸움도 할 수 없는 부모를 보면서 아이들은 웃어른에 대한 공경과 존경을 배웠고,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배려를 익혔으며 또한 부모의 사랑과 조부모의 넘치는 사랑 또한 받았다. 가정에서 공경과 배려를 자연스레 익혔다. 그러나 지금 부모 세대는 삼대가 함께 살던 삶을 누리지 못한 세대이거나 그다음 세대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변한 세상에서 남자는 회사에 뼈를 묻는 세상이었다. 그렇기에 아이들은 동네 아이들과 함께 자랐다.
아줌마도 이렇게 보낸 세대다. 동네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지지고 볶고 싸우면서, 터울 있는 오빠와 언니보다는 친구들한테서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 학교를 파하고 가방은 집에 던져놓고 동네 아이들과 놀다가 밥 먹으라고 소리 지르는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어둑해지는 골목을 달려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일상이었다. 공경과 존경과 배려는 가정과 부모보다는 학교에서 교과서로 배웠다. 1970~80년생 부모들은 아줌마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1990년 이후의 젊은 부모 세대는 동네 아이들과 함께 어울릴 시간과 공간조차 없었던 세대다. 공경과 존경, 배려를 눈으로 보지 못했으며 교과서로는 인지했지만, 인성보다는 학력이 강조되는 시대를 두 세대에 걸쳐서 보낸 세대다. 부모로서 아이들을 향한 인성 교육보다 부모가 나에게 보여준 것처럼 그저 학교 공부, 성적만 강조하며 아이들을 키웠다. 남보다 많이 뒤처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과 막연한 불안이 부모에게는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른 교육의 과도기에서 두 세대에 걸쳐 가정교육의 중심이 공경과 배려보다는 학력으로 많이 치우쳐진 것도 사실이다. 그게 아니라면 그저 방관한 부모 역시 적지 않다. 왜냐하면 많은 부모가 올바른 가정교육을 눈으로 보지 못했고 몸으로 익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임신하면 임신과 출산에 관한 책을 사서 본다. 병원이든 산후조리원, 맘카페에서 이런저런 정보를 익혀서 기저귀 갈기, 이유식 등 많은 것을 스스로 찾아서 익혀야 한다. 하지만 정작 아이가 성장하면서 어떻게 키워야 할까 부모는 고민하지만, 물을 데도 없고 알려주는 곳도 마땅찮다.
아줌마도 그랬고 지금도 현재 진행 중이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러나 부모가 되어 어떻게 자식을 키워야 하는지 제대로 배운 가정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대한민국이 지난 100년 동안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주권을 잃었던 나라에서 독립을 했고, 한 민족이 갈라져 싸웠으며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가 되어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있다. 그래도 밥 끼니를 걱정해야 했던 시대에서 한강의 기적이라는 경제성장을 이뤄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를 가진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큰 변화를 이룬 대한민국에서 가정은 무너지고 있다.
공교육이 무너지고 있는 것보다 무서운 것은 가정교육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무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방관과 잘못된 훈육은 오히려 아이들을 병들게 하고 가족을 병들게 한다. 저출생으로 집집마다 아이들의 수는 더 줄어들고 소통마저 제대로 익히지 못한 아이가 늘고 있다. 이 모든 것의 원인은 올바른 가정교육의 부재다. 아이를 낳으면 모두가 부모가 된다. 그러나 올바른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부모 교육이 필요하다. 올바른 부모 밑에서 올바른 가정교육이 되살아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