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우리나라 사교육 시장 규모가 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며, 과거와는 달리 사교육이 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 실제로 학교에서 나머지 공부가 사라지고 대신 학원에서 학교 교육의 보충을 진행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학원 다니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됐다. 경주에서 10여년간 수학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천경태 원장은 우리나라 교육 제도와 학부모들의 인식으로 인해 사교육의 비중이 커졌으며, 결국 공교육과 사교육이 서로 공존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그는 예전과 달리 사교육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사라졌고, 오히려 공교육의 부족한 부분을 사교육에서 담당하는 만큼 학생들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어느 학원을 선택하냐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학원마다, 그리고 강사마다 교육 방식과 교육관이 다르기에 인지도나 친구를 따라 선택하는 것보다 학생 본인이 맞는 곳을 찾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그는 경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타 도시로 지역의 우수한 인재들을 뺏기는 곳이 아닌 오히려 끌어모을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의 그릇을 키우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는 천경태 원장을 만나 그만의 교육 철학들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공교육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사교육 우리나라에서는 학원을 대표로 하는 사교육이 공교육과 함께 당당히 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과거 사교육을 지양하고 공교육을 확대하려 했지만 높은 교육열을 공교육으로만 감당하지 못했고 사교육은 그 규모를 키워갔다. 경주도 여타 지역과 교육열을 비교하면 절대 밀리지 않는 곳으로 인구가 많은 지역에는 수십 개의 학원과 교습소가 즐비하다. 태샘수학학원 천경태 원장은 높은 교육열로 인해 공교육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것은 사교육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사교육의 비중이 커진 것은 교육열 때문이라고 전했다. 학생들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좋은 학교 진학을 위한 입시 경쟁에서 비롯됐다는 것.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전 세계적으로도 아주 높습니다. 자녀 교육은 무슨 일이 있어도 시켜야 한다는 부모님들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거죠. 높은 교육열은 공교육으로 소화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고 학원과 교습소를 비롯한 사교육을 활성화시키는 원인이 됐습니다. 특히 과거 학원이 거의 없던 시절, 성적이 떨어지거나 보충 학습이 필요한 학생들은 학교에 남아 담임 선생님의 지도 아래 이른바 ‘나머지 공부’를 하기도 했지만 시대가 흘러 ‘나머지 공부’가 일부 학생에 대한 혜택으로 비쳤기에 사라졌습니다. 이에 공교육은 정해진 학습 과정만 제공하게 됐고 부족한 학습을 보충할 수 있는 대안은 학원뿐이라 사교육이 더욱 활성화될 수밖에 없었죠” 그릇을 키우기 위한 교육 천경태 원장은 한때 어떤 것이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방법일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학생들이 학원에 오는 것은 성적 향상을 원하기 때문인데 이를 이루기 위해서 어떻게 가르쳐야 잘 가르치는가를 고민한 것이다. 많은 경험과 고민 끝에 그는 힘들지만 학생이 배운 것을 스스로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게 이끄는 학습 방식을 선택했다. 가르친 것을 학생이 본인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학생의 실력, 집중력 등 개인별 맞춤 교육이 필요했기 때문에 쉽지 않은 교육 방식이기도 했다. 하지만 천경태 원장은 학생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학원을 찾아온 만큼 결과를 보여주고자 실천했고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특히 ‘오답 노트’는 배운 것을 완벽히 습득하는데 꼭 필요한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학생들은 저마다 능력, 집중력 등 공부를 받아들이는 그릇의 크기가 다릅니다. 단순한 주입식으로 그릇에 지식을 넣다 보면 그릇이 깨지거나 넘쳐서 학생이 학업을 포기하거나 엇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그릇의 크기를 키우기 위해 ‘긴 호흡’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당장 문제 풀이로 답을 찾는 것이 아닌, 왜 틀렸는지를 스스로 알고 이해하게 하는 교육이죠. 여기에 가장 필요한 것이 오답노트인데, 오답노트를 작성하면 성적이 향상된다고 다들 알고 있지만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오답노트 작성은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하고 당장에 성과가 나지 않기 때문이죠. 수학에서 오답노트 작성은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학생 그릇을 키우는 효과를 가져와 꾸준하고 장기적인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학생들이 성실히 학습에 임하지만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것은 단지 공부 방식이 그 학생에게 맞지 않았을 뿐이라고 전했다. “간혹 정말 열심히, 성실하게 공부하는 학생들의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이지만 이런 학생들은 본인과 맞지 않는 방식으로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본인마다 집중력, 학습 능력 등이 다른데 획일화된 방식으로 공부를 하다 보니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거죠. 이럴 땐 학생 자신이 공부 방법을 전환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경주, 우수한 인재 모을 수 있는 방안 필요 천경태 원장은 경주의 우수한 인재들이 고등학교와 대학교 진학을 위해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나타냈다. 학원을 운영하기에 학생들이 우수한 성적을 거둬 좋은 고등학교, 대학교에 진학하면 학원 입장에서는 좋지만, 결국 지역사회는 손해이기 때문이다. 이에 경주도 타 지역의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학원을 운영하기 때문에 학생들 성적이 올라 특목고 등에 입학하는 것은 학원생 유치와 홍보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경주에 사는 시민으로서 우수한 어린 인재들을 타 지역에 뺏기게 된다고 생각하니 안타까운 마음도 있죠. 경주도 성적이 우수한 어린 친구들이 진학을 위해 다른 도시로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오히려 우수한 다른 지역 인재들이 경주에 와서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하면 더 좋은 방법이죠. 물론 여러 해결 과제들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판단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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