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은 항상 화재로부터 위험이 상존하는 곳이다. 많은 점포가 밀집해있어 한 번 불이 나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져 엄청난 인명 및 재산피해를 가져온다. 지난 22일 밤 11시 넘어 충남 서천특화시장에서 불이나 292개 점포 중 227곳이 잔해만 남았다. 전통시장 특성상 밀집해있는 점포와 불에 쉽게 타는 샌드위치 패널, 그리고 강한 바람으로 피해를 더욱 키웠다. 전통시장은 화재에 치명적인 구조적 결함을 안고 있다. 전기와 가스시설이 얽혀있을 뿐만 아니라, 불법 주정차 차량, 진열 상품 등 복잡한 주변 환경으로 인해 소방차량의 진입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화재가 발생할 때마다 진압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경주에서도 지난 2015년 9월 27일 오전에 전통시장인 중앙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큰 피해를 입었다. 당시 화재로 중앙시장 내 7동의 선어부(어물전) 44개 점포와 2층 1개 점포가 모두 불에 탔고, 6동에 있는 4개 점포를 태웠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당시 추석연휴를 앞두고 경주시와 경주소방서, 가스안전공사가 합동점검을 했고, 또 전기안전공사의 개별점검, 산자부와 합동 전기안전점검까지 완료한 상황에서 발생한 화재여서 형식적인 점검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또 초기 진화와 빠른 신고가 이뤄지지 않아 화재 발생 초기의 5분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피해가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 안전대책에 허점이 그대로 드러난 결과였다. 이번 서천특화시장 화재 발생에 따라 경주시는 주요 취약시설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선다. 주낙영 시장은 그동안 실시해왔던 전기배선 점검 등 전통적인 예방법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전통시장 내 가스·전기·난방 시설 등을 철저히 살피고 상인들의 경각심을 높이는데 주력할 것을 지시했다. 또 설 명절을 맞아 정부와 합동으로 주요 전통시장에 대한 대대적인 안전점검에 나선다. 공설시장 11곳을 대상으로는 소방서, 전기안전공사, 서라벌도시가스㈜, 민간전문업체가 참여해 특별점검도 실시한다. 경주지역 전통시장은 그동안 많은 환경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화재에는 취약한 게 현실이다. 전통시장 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철저한 안전점검이 필수다. 또 상인들의 안전의식 고취와 실질적인 소방훈련도 필요하다. 여기에 미로 같은 전통시장의 구조변경과 방재계획 시스템 구축 등 중·장기적인 안전대책을 준비해나가야 한다. 더이상 ‘소 잃고 외양간 초치기’식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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