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경주지역 벼농사 규모는 농가 1만4000여호, 재배면적 1만1000여ha, 생산량 7만8000여톤이다. 이는 경북 2위, 전국 9위의 규모로 매년 쌀 수매 시기마다 겪는 내홍은 지역사회의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2023년 생산된 경주 쌀의 경우 기후변화로 인한 품질 저하로 많은 민원이 발생했고 쌀 브랜드에 타격을 받았다. 이에 농업 관련 각계각층에서는 장기적인 해결 방안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거와 다른 부분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아닌 문제점을 찾고 해결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점에 모두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그만큼 위기감이 팽배했고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더 이상 답이 없다는 절박한 심정의 표출이라 할 수 있다. 농가는 삼중, 사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농자재비는 급등했지만 곡물값은 오히려 하락했다. 또 이상기후와 병충해로 지역 농가들은 암담함을 느끼고 있다. 농민들은 경주시와 농협에 기후변화와 품질 개선을 위해 공동방제 및 영양제 살포 횟수 증가, 기술 개발, 대형시장 개척 등을 요구하고 있다. 경주시에서는 농민들의 고통을 줄이고자 주력 품종인 삼광벼를 대체하는 친들벼를 확대 재배하기로 결정해 올해부터 15개 지역에서 삼광벼·친들벼 비교 재배가 실시된다. 시 관계자의 말을 빌리자면 삼광벼의 주요 생산지는 충청도, 경기도인 반면 친들벼는 전라도와 경남 일대로 변화하는 경주 기후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체 품종 재배에 그치지 말고 실질적인 농업 지원도 늘려야 한다. 농자재비 상승폭 만큼 쌀값 보존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최소한 농협과 협의해 공동방제 및 영양제 추가 살포 예산은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근 대도시 및 대기업 등 소비처 확보를 위해 판매 전략도 수립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접근을 해야 한다. 생산하는 농민에게도 숙제가 있다. 시와 농협에서 요구 조건을 이행할 경우 최상의 품질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당장의 부수입을 위해 짚단을 판매하지 말고 지력(地力) 향상을 위해 땅에 돌려줘야 함은 물론, 벼농사 기술 보급 시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3자가 합심해 지역 쌀값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 나간다면 지역 쌀 농가 소득 향상과 쌀 가격 안정화는 먼미래의 일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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