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경주서라벌문화회관에서 처용무포럼이 열렸다. 이 행사에서 경주시가 향후 개발할 10대 브랜드 중 하나인 처용무에 대해 포괄적인 논의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이 행사를 세부적으로 다룬 경주 언론매체는 거의 없었다. 대부분 매체들은 행사 주최측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그대로 받아쓴 듯 ‘토시 하나 틀리지 않은’ 천편일률의 기사들만 보도했다.
그러나 울산은 이날 행사를 매우 중대하게 본 듯하다. 지난 20일 이동우 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은 울산매일 신문이 1면 전면을 할애해 대서특필한 처용무포럼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를 읽어보면 행사 당일 김성혜 교수가 발표한 ‘처용무의 역사도시 울산인가 경주인가?’에서 삼국유사 ‘처용랑 망해사’조를 인용해 처용설화의 공간적 배경이 경주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기사로만 단정지을 수 없지만 적어도 처용에 관한 한 실제 처용무의 배경이 어느 곳인지를 떠나 처용에 대한 심정적 온도 차이는 확연히 드러난다. 경주에서 처용은 많은 소재 중 하나일 뿐이고 ‘기껏해야’ 경주시에서 목표하듯 10대 브랜드 중 하나일 뿐이지만 울산에서 처용은 반드시 지켜야 할 매우 중요한 문화적 역사적 자산으로 보는 느낌이다. 실제로 이와는 별도로 울산은 오래전부터 처용무와 관련한 축제를 여는 등 처용무를 중요하게 다루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처용이 어디를 주무대로 활동했느냐, 개운포가 어디냐는 식의 논란은 따지고 보면 부수적인 일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얼마나 처용무를 아끼고 가꾸느냐이다. 경주의 행사에 참석해 경주의 언론매체들이 외면하거나 소홀히 다룬 처용무 포럼을 대서특필해 따지고 든 울산이 종주권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경주가 할 말이 없어진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