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지난 21일 중국 츠저우시와 자매도시 결연 협정을 체결했다. 중국 현지에서 주낙영 경주시장과 주하오둥 츠저우시장이 협정서에 서명을 하고, 두 도시 간 문화·관광·경제산업 등 분야에서 협력방안도 모색했다. 중국 츠저우시는 안후이성 남서쪽에 위치한 도시로, 창장(長江, 양쯔강) 남안의 중요한 강변 항구도시다. 중국 불교의 4대 명산 중 하나인 주화산(九華山)과 중국 대표 전통 공연예술인 나희(儺戱) 등을 자랑하는 역사문화도시다. 이 같은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경주시는 지난 2015년 츠저우시와 자매결연 의향서를 체결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그동안 온라인 교류만 이어오다 이번에 양 도시간 자매도시 협정이 성사됐다. 무엇보다 주목할 것은 주화산(九華山)은 신라 성덕왕의 첫째 아들인 김교각 스님이 설법을 펼쳤던 곳이다. 김교각 스님은 신라의 왕자로 법명은 교각(乔觉)이다. 719년 24세의 나이로 당으로 건너가 출가해 교각이라는 법명을 받고 불교에 귀의했다. 이후 주화산(九华山, 구화산) 화성사에 자리 잡고 구도활동을 하다 75년간 수련한 후 99세에 열반에 들었다. 스님은 794년 제자들을 모아놓고 고별인사 뒤 입적했다. ‘자신의 시신을 석함에 넣고 3년 후에도 썩지 않으면 등신불로 만들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전해진다. 김교각 스님은 열반 후에도 육신이 3년간 썩지 않아 신도와 승려들이 그를 지장보살(地藏菩萨)의 화신으로 인정하고 육신에 금을 입혀 등신불로 봉헌했다. 이로 인해 주화산은 지장보살의 성지가 됐다. 주화산은 보현보살의 성지인 아미산(峨眉山), 문수보살의 오대산(五台山), 관세음보살의 보타산(普陀山)과 함께 중국 4대 보살의 성지 중 하나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김교각 스님은 중국인들의 존경과 숭배를 받고 있다. 사서에는 하루 1000명이 넘는 대중이 그를 만나기 위해 행렬을 이뤘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주화산에는 현재 99개 사찰과 99m 높이의 지장보살 불상 같은 다양한 불교유물이 있어 수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하지만 정작 김교각 스님이 태어난 경주에서는 그의 흔적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중국에서는 지장왕보살로 받들고 있지만, 경주에서는 스님의 발자취조차 찾기 어려운 현실이다. 무리를 해서라도 그 흔적을 찾는다면 스님이 태어나고 자라던 동궁과월지, 아버지인 성덕왕릉이 고작인 셈이다. 수년전 경주시가 김교각 스님이 구화산에 전파했다는 문헌을 바탕으로 ‘신라차 다원’ 조성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한·중 관계 악화 등을 이유로 사업이 전면 취소되기도 했다. 이번 중국 츠저우시와의 자매도시 결연 협정을 계기로 경주가 고향인 김교각 스님의 흔적을 찾는 연구와 함께 관광자원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길 바란다. 김교각 스님의 흔적만으로도 관광자원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중국인들의 절대적 숭배 대상인 스님의 흔적을 경주에 조성한다면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 유치도 기대할 수 있다. 마침 지난 8월 중국은 한국행 단체여행을 전면 허용했다. 중국은 지난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도입으로 한국행 단체 관광을 전면 금지했다가 6년 5개월 만에 단체 관광을 허용한 것이다. 이참에 중국인 관광객들을 경주로 오게끔 하기 위해 기존 관광 자원을 넘어서는 특별한 콘텐츠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도 많은 중국인들로부터 추앙을 받고 있는 김교각 스님과 관련해 관광자원화하는 연구는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경주는 김교각 지장왕보살의 탄생지이자 수많은 문화자원의 보고다. 앞으로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도약을 위해서는 더욱 다양하고 매력적인 관광콘텐츠 개발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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