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그가 웃는다, 조만간 내게 말을 건낼 것 같다 지난 10여년을 모른 채 외면만 하더니… 삼십여년 전, 이곳 경주 안강에 정착하면서 우연히 들른 흥덕왕릉과 왕릉 주위를 경호하듯 둘러싸고 있는 소나무 숲. 처남(제40대 애장왕)의 왕좌를 형과 함께 찬탈하여 형이 먼저 왕(41대 헌덕왕)이 되고 뒤를 이어 본인(42대 흥덕왕)도 왕이 되지만 먼저 죽은 부인을 잊지 못해 홀아비로 지내다 죽어 부인 옆에 함께 묻힌 곳이다. 처음엔 아이들과 소풍 겸 가끔 자주 찾았던 곳이었는데 어느 순간 생존을 위한, 육과 영의 몸부림으로 다가오는 소나무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소나무와 왕릉은 내가 사유하는 대상이 되었다. 역사적인 사실과 호사가들의 입에서 나오는 허구들이 공존하는 이 공간을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은염입자로 은유하고 상징화 시키는데 몰두하고 있다. 그렇게 15여년이 흘렀다. 오늘도 흥덕왕릉 솔숲에 간다. 그 길은 늘 소풍의 길이다. 김배근 사진작가 / sajinkim@naver.com 계명대학교 사진예술연구회/한국사진학회 회원 <그룹전> ‘사진가 나무 木보다’(경주 황남정미소, 2021) ‘포항국제아트페스티벌’(포스코 국제관, 2019, 2022) ‘사진의 섬 송도’ (포항 송도, 2022),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