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3.4% 상승하면서 3개월 만에 다시 3%대로 뛰었다. 폭우에 이어 폭염, 그리고 태풍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경유와 휘발유 가격도 상승세다. 추석 연휴를 앞둔 서민들의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경주지역 채소와 과일 값이 우려했던 대로 치솟고 있다. 8월 기준 채소가격은 무가 전달보다 60.9%, 배추는 41.8% 오르는 등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과일 가격 역시 뛰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4일 사과 도매가격은 10㎏에 8만4800원으로 1년 전보다 59.9%, 배는 15㎏에 5만6780원으로 27.4% 급등했다. 그동안 물가 안정에 기여해왔던 유가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추세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경북도내 평균 휘발유 1리터 가격은 1744원으로 전월(1688원)보다 3.3% 올랐다. 경유가격은 리터당 1627원으로 전월(1506원)보다 8.0% 상승했다. 유가는 지난 7월부터 7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생활물가 역시 줄줄이 인상됐다. 전기요금은 이미 올랐고, 지역 내 도시가스 요금도 지난달부터 2.24% 인상됐다. 여름 폭염에 에어컨을 틀었다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오른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고 놀란 가정이 적지 않았다. 이젠 다가오는 가을, 겨울엔 난방비 걱정을 해야 할 지경이다. 당장에야 추석 물가부터 잡는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지갑 사정이 얇은 서민들은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지난달 러시아가 흑해곡물수출협정 중단을 선언해 밀, 옥수수 등 국제 곡물가격이 오르고 있고, 유가 인상이 더해지면 물가가 안정 국면에 접어들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장마와 폭염, 태풍 등 기상이변과 국제상황 등으로 물가가 오른 측면도 있지만, 그렇다고 정부와 지자체가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물가 상승은 가뜩이나 움츠러든 소비를 더욱 위축시킬 공산이 크고, 결국 지역경제가 침체 위기에 빠질 수 있다. 농수축산물 수급 불안을 해소시키기 위한 대책과 함께 추석 전과 후까지 미칠 영향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최적의 물가 대책을 수립해 서민들의 주름살을 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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