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묻지마’ 흉기 난동 범죄가 이어지고 있어 집 나서기가 두렵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늘고 있다. 지난달 26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에 이어 이달 3일에도 경기도 분당 서현역 일대에서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했다. 또 살인 예고 글도 우후죽순 올라오는 등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경주에서도 지난 13일 30대 남성 A씨가 접이식 칼 등 흉기 10개를 소지하고 도심을 배회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의 신속한 대응으로 별다른 사고 없이 A씨가 검거됐지만, 최근 일어난 흉기 난동 사건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또 경찰의 후속 조치로 A씨를 병원에 갈 수 있도록 해 급성 조현병 진단이 내려졌고, 현재 입원 치료 중이라고 한다. 이번 사건은 경찰의 신속한 검거와 후속조치로 시민들을 안심시켜 칭찬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묻지마 흉악범죄가 전국에서 꼬리를 물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경주경찰서는 최근 서울 신림동에서 발생한 둘레길 성폭행 사건 등 범죄취약지역 내 ‘이상동기 범죄’로 높아진 사회적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범죄예방활동을 강화한다고 한다. 이를 위해 경주지역 내 둘레길 10개소와 주요 공원 및 등산로 진출입로 일대를 대상으로 범죄예방진단 결과 동천동 소금강산 진출입로에 이동형 CCTV를 설치했다. 또 충효동 흥무공원 등 취약지역 2개소에 방범용 CCTV 설치를 경주시와 협의하는 등 범죄예방시설물을 확충해 묻지마 범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지금이라도 지역에서 자체 대응에 나선 것은 다행한 일이다.
경주는 시민은 물론 많은 관광객이 찾는 관광도시로 범죄로부터 안전은 어느 도시보다 중요하다. 시민의 안전한 생활과 관광객들이 안심하고 경주 곳곳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방정부의 책무이기도 하다. 그동안 발생한 묻지마 범죄의 유형에 쫓아 예방대책을 수립하기보다는 먼저 범죄취약지역이 없는지 면밀히 살피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진정한 선제적 대응이다. 무엇보다 근본적 예방을 위해서는 사회적 외톨이나 은둔자를 조기에 파악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사전적 예방 조치로 사회안전망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주변에 사회적으로 고립된 이웃이 없는지 살펴보고, 지속적인 관심으로 이들을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범죄 없는 안전한 사회는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이고, 지역 구성원들이 모두 힘을 모아야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