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전국의 하수처리장에서 다량의 마약류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영화나 드라마 속 이야기가 아니다. 마약 관련 뉴스는 더는 생소하지 않다. 연예인들의 일탈로 등장했던 마약 관련 뉴스는, 이제는 일반인들의 삶 속에 깊이 들어온 것이 아닐까 할 정도다. 화단이나 골목에 던져진 검은 물체는 마약이다. 누가 버린 것이 아니라 그렇게 배달하고 받는 거란다. 짭짤한 알바로 무장한 마약 배달에, 퇴직금과 변호사비까지 보장하는 마약 브로커. 이들이 야쿠자와 삼합회보다 더 무섭게 느껴지는 것은 아줌마뿐인가? 많은 아이가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마약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텔레그램, 인스타를 통해 누구나 마약을 쉽게 살 수 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설마, 우리 아이는 안 그러겠지?’ 하는 안일함은 부모의 오만이 될 수 있는 환경이다. ‘우리 아이는 스마트폰이 없어요.’ 해도 안심할 수 없다. 부모의 주민등록번호가 부모가 아니라 아이의 것이라는 농담이 사실인 것처럼, 부모가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사주지 않아도 친구의 공기계나 공짜폰을 통해 부모 몰래 기기를 개통한 아이들도 많다. 우리 아이들을 몰래 뒷조사하자는 소리가 아니다. 우리 아이들을 믿지 말라는 소리는 더더욱 아니다. 우리 주변에 마약이라는 말은 이미 흔하다. 그런데 정작 우리 아이들은 마약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가? 부모인 우리는 제대로 알고 있는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엄마는, 부모는 아이들과 이야기를 제대로 나눠야 한다. 이제는 마약 김밥이나 마약 떡볶이처럼 음식에 마약이라는 말을 쓰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마약이라는 말이 사용되고 있다. 아줌마 동네에도 계란 장조림을 마약 계란이라고 쓰고 판매하고 있는 반찬가게가 있다. 맛있어서 마약처럼 중독될 것이라는 의미로 쓰이기 시작, 성공한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치부할 수 있다. 그러나 부모인 우리는 그럴 수 없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마약의 의미를 물었다. 계란 장조림을 굳이 마약 계란이라고 불러야 하는지 이야기를 나눠봤다. 엄마의 생각을 아이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고 싶었고, 우리 아이들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했다.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한 뼘 더 자라 있다는 말을 실감했다. 그러나 아줌마는 걱정이 된다. 뭐든지 익숙해지면 무뎌진다. 마약이라는 말이, 우리가 먹는 음식에 쓰인다는 것이 적절한가? 초중고생 자녀가 있다면 아이에게 물어봐라. 요즘은 학교에서 마약 관련 교육도 받는다. 우리 아이들과 소통하자. 그리고 우리 주변을 살펴보자.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말은 어떤지 살펴보자.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결해보자. 부모는 아이들과 평생 함께할 수 없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하는 모든 교육의 목표는, 아이의 독립이다. 물질적, 정신적으로 독립하여 건강한 성인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부모가 고민하는 것들을 아이와 공유하자. 부모라고 다 알지 못한다. 아이들도 안다. 동네 단골 가게에 등장한 마약계란. 우리 아이들에게 물었다.“마약 계란을 계란 장조림을 바꾼다고 안 팔릴까?”“아니, 맛은 똑같잖아.” 마약에 대해서 이미 이야기를 나눠봤고 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다는 사실을 지난번 대화에서 알게 되었기에 오늘은 이름을 변경하는 것에 관해서 물어봤다. 그러면 반찬가게에 가서 그냥 ‘이름 바꾸세요’ 하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우리 아이들과 이제는 반찬가게에서 마약 계란이라는 이름을 어떻게 바꾸게 할까, 방식을 고민해보려 한다. 소통의 방식을 배우는 것도 교육이다. 우리 주변을 살펴보자.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눠보자. 마약을 만들고 판매하기 힘들었던 마약 청정국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동네 골목 안까지 마약이 배달되고, 음식 이름에 마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되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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