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신사와 사찰 입구 양쪽에는 수호동물인 ‘고마이누(こまいぬ, 코마이누)’라는 상징물이 설치되어 있다.
고마이누(こまいぬ)는 한자로 狛犬(박견)으로 쓰고 ‘狛’은 고마(こま)라고 부르는데, 고구려를 가르키는 말이며, 이누(いぬ)는 개를 나타낸다. ‘고마이누’는 ‘고구려개’라는 뜻이다. 일본의 신사와 사찰의 입구에 고구려개는 수호동물로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고 신전을 수호하는 의미로 설치되어 있다.
‘고마이누’의 원형은 고대 서아시아 일대의 사자 조각과 기원전 3세기경 인도 마우리아 왕조(기원전 322년 건국)의 아쇼카 왕이 세운 아소카 기둥(pillars of Ashoka) 꼭대기의 사자상이 당나라로 전해진 것으로 여겨진다.
이후에 중국의 사자상과 한국의 해태상이 영향을 받았다. 중국의 사자상 ‘Foo dog’는 고궁, 사찰, 왕족 등의 집 문 앞에 설치하여 수호자 기능을 했다. 한국 해태는 벽사, 정의의 심판, 수호신, 길상의 의미가 있고, 한반도의 최초의 해태상은 백제 무령왕릉(501∼523년)의 진묘수(鎭墓獸, 무덤을 지키는 짐승)이다.
중국의 사자상과 한반도의 해태상을 바탕으로 일본의 특색이 가미되어 현재의 ‘고마이누’가 되었다.
일본의 ‘고마이누’는 제작 시기 및 지역에 따라 중국의 사자상, 한국의 해태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고마이누’는 한반도의 사찰, 왕궁에 설치된 해태상이 일본, 오키나와로 전래되어 현재 일본 야스쿠니 신사 본당 정면에 세워져 사악한 기운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형상이 한반도를 경유해서 일본에 들어왔기 때문에 ‘고마이누’ 고구려견이라 한다.
일본 헤이안 시대의 ‘고마이누’는 궁중의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고 신전을 수호하는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일본인들은 고마이누가 한반도에서 유입된 ‘개’의 상징물로 여겼기 때문에 일본인들은 고구려(고려)의 한자 표현인 ‘狛(박, こま)’을 사용하여 ‘고마이누’라 부르게 되었다.
일본서기 29권 천무천황 14년 2월 4일 기록을 보면 고구려를 고려(高麗)로 표기하고 있다. 한반도의 도래인을 백제, 신라인이라 기술했지만 고구려인은 고려(高麗)인이라 하였다. 그래서 한반도 고구려에서 유입된 수호견의 이름이 고려개 <고마이누>라 했던 것이다. 일본의 고마이누는 이름대로 한반도에서 온 개가 원형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백제는 백제를 공격한 고구려를 멸시하는 적의 표현으로 ‘狛(박)’이라고 했다.
일본은 한반도 도래인의 주류인 백제식 표현으로 고구려를 한자로 ‘狛(박)’이라 하였고, 일본 표현 방식으로 고려라 하고 ‘고마’라 불렀다. 일본서기와 율령 등 고대의 기록에서는 이미‘고려(高麗)’ 대신에 ‘박(狛)’이라는 한자를 쓰고 있었다.고마이누라는 기록은 헤이안 시대의 문헌에만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고대에 있었는지를 확인할 수는 없다.
일본의 8세기에 건립된 도지(東寺, とうじ)에 한 쌍의 고마이누가 설치되어 있고, 헤이안 시대 초기에는 입을 벌린 동물은 아(阿)형, 입을 다문 것을 운(吽)형이라고 불렀다. 이 시기부터 상징물이 ‘고마이누(狛犬)’ 또는 ‘고려(고구려)개’라고 하였고, 신사와 궁궐, 일왕의 즉위식과 능과 묘를 수호하는 신수(神獸)인 벽사가 되었다.
고대 일본에는 신라인, 백제인을 위한 신라 신사, 백제왕 신사, 고려(고구려) 신사 등 한국과 관련된 신사는 많았지만 신라와 백제신사는 헤이안 시대에 소멸되었다. 그러나 고려(고구려) 신사는 최근까지 일본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다. 고려(고구려) 신사를 참배한 많은 정치가들이 총리로 당선됐다고 해서 출세명신(出世明神)으로 숭앙(崇仰)되었고, 2017년 9월에 아키히토 일왕이 고려신사를 참배하기도 했다.
일본 대부분의 신사에 설치되어 있는 상징동물인 수호견·수호수는 고구려개를 의미하는 ‘고마이누(こまいぬ)’이다. 오늘날까지 일본의 신사를 지키고 있는 ‘고마이누’는 한반도에서 전래된 고구려개이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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