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의 현재 문화적 수준은 세계에서 어떤 위상을 가지고 있을까? 과연 외국인들이 보는 한국에 대한 시각은 어떤 궁금증과 어떤 감탄이 있을까?
직업상 해외 여행경험이 많았던 기자는 시대의 변화에 따른 한국의 발전과 위상에 대해 자주 생각해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1987년부터 해외여행이 자유화 되어 그 후 폭발적으로 해외여행객이 증가했다.
기자는 1990년도부터 해외여행을 시작했다. 이때 우리나라의 위상은 보잘것없어서 해외에 나가면 대부분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관광객들을 중국인이나 일본인쯤으로 알았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한국인의 위상이 커지기 시작해 1990년대 중반쯤 동남아시아권에서는 한국 관광객이 가장 큰 여행집단이 되었고 2000년대에 근접하면서 미국과 남태평양, 유럽으로 한국인 관광객 수가 늘어나게 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한국인 관광은 일본의 뒤를 따라가는 추세여서 아직은 우리나라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
외국을 방문하는 입장에서 기자의 눈에 비친 일본과 구미 선진국들은 2000년대 이전에는 분명히 한국보다 우위의 나라들이었다. 경제력도 물론 우리보다 높았지만 각종 사회 시스템에서 배울 게 많았다.
특히 일본은 어디를 가도 우리나라와 대비되며 우리의 수준보다 항상 우위에서 우리를 내려다보는 기분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나 2005년이 지나면서부터는 세계 어디를 가도 한국보다 편하고 좋은 나라가 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특히 공공 교통시설, 의료체계, 인터넷 기반 시설은 우리보다 나은 나라가 한 곳도 없었다.
우리보다 늘 앞섰다고 생각했던 일본조차 우리보다 불편하고 뒤떨어진다는 생각이 심심치 않게 들었다.
이때쯤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놀랍도록 발전해 있었다. 삼성, 현대, LG는 세계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글로벌기업이 되어 최고의 품질로 인정받고 있었고 그 이전에는 일본기업으로 인식되던 그들 기업이 이제는 모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라는 사실도 분명히 알려져 있었다. 어느 나라 어떤 관광지에 가도 더 이상 한국인을 중국인이나 일본인으로 혼동하지 않고 ‘코리안’으로 알아보았다.
2010년 이후는 그야말로 대한민국이 세계의 중심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모든 새로운 시스템은 대한민국에서 시작해 세계로 뻗어나간다는 생각이 분명히 들었다.
사회 시스템이나 환경, 각종 우리 문화가 K라는 접두어를 달고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었다. K-POP, K-드라마를 필두로 우리 문화의 위상이 몰라보게 향상되었다.
2020년대는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으로 등극하면서 그에 맞추어 대한민국 신드롬이 세계적으로 놀라움을 주는 시대였다.
특히 코로나19 펜데믹에서 대한민국의 K-의료 시스템의 뛰어남과 위기에 맞서 혼연일치 된 국민들의 높은 공동체의식과 강력한 규범 문화는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이제 대한민국은 미국이나 일본은 물론 중국이나 러시아 등 주변국과 대등하게 어깨를 겨루며 세계를 주도하는 강대국이 된 것이다.
그 극명한 예가 미국의 펜실바니아 주립대 사회학 교수인 샘 리처드 교수의 강연이다. 샘 리처드 교수는 경제와 문명의 주도권이 이제 미국과 유럽을 떠나 동양으로 흐르고 있다고 내다보는 가운데 특히 소프트파워는 대한민국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선두임을 누차의 강연에서 적나라하게 펼쳐냈다.
샘 리처드 교수는 고등학교 졸업자 70%가 대학을 가는 한국인들의 높은 교육열, 수준 높은 공동체 중심주의, 그에 기반한 탁월한 사회의식 등을 집중적으로 강연 주제로 삼으면서 지구상에서 가장 놀라운 나라로 부르는 것을 서슴지 않았다.
밤에도 아무렇지 않게 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나라, 길거리에 휴대폰을 잊어버려도 걱정이 되지 않는 나라, 코로나19 때 확진자나 사망자가 미국의 40분의 1수준임에 대해 혀를 내두른다.
샘 리처드 교수는 개인의 스스로 자유를 희생함으로써 더 큰 자유를 보장받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현명함을 높이 평가하기도 한다. 그런 한편 앞으로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강압적 교육과 여유를 잃은 채 무한 경쟁으로 치닫는 한국인들의 초조함에 대해서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한다.
유튜브에는 샘 리처드 교수의 다양한 강연들이 올라와 있다.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이 어떤 위상을 가지고 있는지, 대한민국이 과연 헬조선으로 평가될 만큼 젊은이들이 좌절해야 하는 나라인지, 몽매한 정치인들이 아직도 미국과 일본에 굽신거려야 할 만큼 대한민국이 뒤떨어지는 나라인지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반드시 찾아보아야 할 인생 강연이 될 듯해 적극 추천한다. 지금의 대한민국에는 어떤 책이나 영화보다 샘 리처드 교수의 강연이 주목받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