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라(Μαῖρα/ Maera)는 아테네의 이카리오스(Icarius)의 딸 에리고네(Erigone)가 키웠던 개의 이름이다. 이카리우스는 술의 신인 디오니수스(Dionysus)에게서 포도주 만드는 법을 전수받은 사람으로 유명하다.
디오니수스가 아테네 인근의 할리모우스(Halimous)라는 마을을 들렀을 때의 일이다. 과일농장 주인인 이카리우스(Icarius)의 집에서 유숙하였다.
이카리우스는 에리고네(Erigone)라는 예쁜 딸과 마이라(Maera)라는 강아지를 키우고, 소탈하게 사는 마음이 착한 사람으로 나그네인 디오니소스를 잘 대해 준 보답으로 그에게 포도나무를 선물하고 포도주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이렇게 해서 신들이 마시던 포도주가 사람에게 전해지게 되었다.
이카리우스는 포도주를 만들어 이웃에게 선물을 하는 등 욕심 없이 지내며 그리스의 왕 암픽티온(Amphiktyon)를 찾아가 포도주를 바쳤다. 왕은 처음 먹어본 포도주가 마음에 들었고 그에게 많은 상금을 하사 했다.
이 소문이 퍼졌고 이카리우스의 재물이 탐이 난 이웃 농부들은 그가 돌아오는 길을 기다렸다 살해 하고 시신을 숲에 버리고 재물만 가지고 달아났다. 딸인 에리고네는 며칠이 지나도록 아버지가 집에 돌아오지 않아 애만 태우고 있었는데, 어느날 강아지 마이라가 숲에서 죽은 주인의 시체를 찾아내고 에리고네를 죽은 아버지에게로 안내했다.
딸은 충격을 받고 슬퍼하다가 그 자리에서 목을 매달아 죽고 말았고, 주인을 잃게 된 마이라는 에리고네와 주인의 곁을 떠나지 않고 지키고 있다가 결국 굶어 죽었다.
올림포스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신들은 강아지 마이라의 충성에 감명받아 이 강아지를 하늘에 올려 작은 개자리(알파(α)별 프로키온(Procyon))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마이라가 외롭지 않게 에리고네도 하늘에 올려 처녀자리(Virgo)로 만들고, 에리고네의 아버지 이카리우스는 목동자리(보우테스Bootes)로 만들었다.
한편 이카리우스 가족을 죽음으로 몰았던 이웃들은 할리모우스를 도망치듯 떠나 인근 케오스 섬으로 옮겨가 살았는데, 하늘에 오른 마이라는 여름 중에서도 가장 무더운 날을 관장하는 별자리여서 케오스섬을 불바다처럼 뜨겁게 만들었다. 섬의 주민들은 계속되는 무더위로 고통스러워지자 신탁에게 빌었으나, 신탁 결과는 “이카리우스를 죽인 농부들을 죽여야 한다”고 나왔다. 결국 그들은 죽었고, 제우스는 40일간의 북서계절풍을 선물함으로써 케오스섬만은 여름의 열기를 피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지중해의 여름날 가장 무더운 날을 ‘Hemerai kynades(그리스 어로 개의 날)’이라고 부르게 되었고 지금도 지중해 사람들은 유난히 무더운 날을 ‘dog days’라고 부른다.
이에 화가 난 디오니소스는 아테네 사람들에게 역병을 내렸고 여자들을 미치게 하여 에리고네처럼 스스로 목을 매도록 했다. 이 재앙은 아폴론의 신탁으로 이카리오스의 살인자들을 처형하고 이카리오스와 에리고네를 위한 축제를 열고나서야 끝났다.
작은 개자리(Canis Minor)는 1930년 ‘국제천문연맹(國際天文聯盟, 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 IAU)’이 정한 천구(天球) 상의 88개 별자리(constellation) 중 일흔한 번째 크기의 별자리이다. 작은 개자리는 겨울철 별자리 중 가장 작은 별자리로 눈에 띄는 별이 두 개 밖에 없다.
또한 작은 개자리는 2세기경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클라우디오스 프톨레마이오스(Claudius Ptolemaeus)’가 저술한 ‘알마게스트(Almagest)’에 나오는 48개 별자리 중 하나이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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