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은 아무리 받아도 좋다’고 말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도 있듯 상은 칭찬을 공식화하고 현상화한 것이니 어떤 칭찬보다 가치 있고 오래도록 자랑으로 삼을 표식이다. 그러나 요즘은 상이 지나치게 상업화됐고 순수한 의미에서의 상은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범람하는 실정이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에 수여하는 상과 정치인들, 기업에 주는 상을 보면 상이 아니라 거래라고 하는 것이 어울릴 정도로 상의 가치가 떨어졌다. 상에는 기본적으로 차등이 있는데 이런 차등이 없어진 것도 요즘 상의 특징 중 하나다. 하나 같이 모두 대상이다. ‘~~대상’, ~~의정대상, ~~분야 대상, ~~부문 대상 등 앞의 이름만 바뀌었을 뿐 한결같이 대상이다. 이런 상들은 상을 만든 단체가 지자체나 정치인, 기업인을 상대로 판매하는 상이다. 예전에는 이런 상을 보통 언론사들이 주로 했다. 각종 신문사들은 9~10월만 되면 지방자치단체나 정치인, 기업인, 예술인들을 상대로 ‘대상 로비’에 들어가기 시작해 연말에 상받을 대상자들을 ‘모집’한다. 상 하나에 수 백만 원에서 수 천만 원을 청구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요즘은 상을 주는 단체도 많아졌고 이름들도 한결같이 번지르르하다. 그들 대부분은 ‘한국’ 또는 ‘대한’을 붙여 전국적인 단체이거나 아주 큰 단체인 양 가장한 공통점이 있다. 당연히 상값을 청구하는 공통점도 있다. 지난 주 사진작가 이정환 선생이 올린 페이스북 글이 많은 SNS들의 실소를 터뜨렸다. 이정환 작가에게 누가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 후보로 올랐으니 공적서를 작성해서 보내달라고 한 것이다. 다행히 이정환 선생은 상의 허구를 잘 알아 상에 현혹되지 않았고 그 글을 보는 SNS들 역시 상의 허구를 잘 아는 듯 ‘이건 얼마짜리랍니까?’, ‘이거 스팸인가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상이 상답지 못하고 상이 거래되는 세상일수록 참다운 상의 의미가 더 커지기도 했다. SNS상에서 서로 격려하고 칭찬하며 댓글 남기는 것이 돈으로 사들이는 상에 비해 훨씬 값진 상으로 보인다. 그래서 SNS는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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