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의 발전은 인간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고 광범위하게 진행되며 인간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그 시작은 아마도 무한하게 펼쳐지는 수 싸움인 바둑에서부터 비롯되었을 것이다. 세계적인 프로 기사들이 연이어 패배한 데 이어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우리나라의 이세돌 9단조차 세판을 싸워 겨우 한판을 이겼을 뿐이었다.
애초에 감성 부분에 있어서 만큼은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던 사람들의 자만과 달리 인공지능은 미술, 문학, 음악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를 급속도로 점령해 오고 있다.
비록 지금은 초보 단계의 작문과 작곡, 그림 실력을 구사하지만 이미 조 단위의 경우의 수로 장착되고 학습되는 인공지능의 발전은 인간의 모든 영역에서 인간과 경쟁하거나 인간을 밀어내는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을 범죄에 사용하거나 사회를 공포로 몰아넣기 위해 사용하는 경우 막을 수 있는 대책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인공지능의 문제가 지적된다.
많은 나라들이 오보했듯, 미 국방성 건물이 테러에 의해 불 탔다는 가짜 뉴스가 전 세계 언론을 장식했고 운동복을 입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수갑을 찬 채 죄수복을 입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합성 사진이 세계 전역에 유포되기도 했다.
인공지능의 심각한 문제점이 지적됨에 따라 세계 각국의 인공지능 개발자들은 지금부터 6개월 동안 일시에 인공지능의 개발을 멈추고 적절한 규제안을 만들자는 논의까지 시도하고 있다. 과연 우리의 삶에 인공지능은 어떤 기회와 위기를 안겨줄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인공지능은 아니지만 사람의 두뇌와 슈퍼컴퓨터가 만나 신의 영역에 이른 슈퍼인공지능의 가공할 이야기가 SF 영화로 제작되어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인공지능 관련 연구자들에게는 최고의 영화로 알려진 트랜센던스(Transcendence / 윌리 피스터감독/ 2014)가 바로 그 영화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매우 단순하지만 그로 인한 충격과 공포는 어지간한 공포영화를 훨씬 앞선다.
인류의 모든 지식을 탑재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까지 가진 슈퍼컴퓨터 트랜센던스의 완성을 눈앞에 두고 이 컴퓨터를 만든 주인공 윌 케스터(조니 뎁)가 살해된다. 그의 죽음을 안타깝게 생각한 다른 과학자들은 윌의 두뇌를 컴퓨터에 접속시켜 윌의 인지능력을 깨어나게 한다.
이렇게 완성된 인공지능 컴퓨터는 전세계 온라인 네트워크에 접속되며 무시무시한 설계를 시작한다. 이에 따라 인류는 지금까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공포와 마주하게 된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슈퍼컴퓨터 트랜센더스는 그 뜻인 ‘초월자’답게 무한한 능력을 가지게 된다.
자연의 원소들을 조합하여 사람까지 만들고 그 생각까지 심어넣고 조정하며 신과 같은 능력을 가지게 된다. 이 어마어마한 능력은 컴퓨터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인류를 노예화하기 시작한다. 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이야기인가?
인공지능의 극단적 폐해를 다룬 영화는 트렌센더스뿐만 아니라 1984년 첫 편이 만들어진 이후 2019년까지 무려 6차례나 되는 시리즈로 만들어진 터미테이터(제임스 카메룬 감독 / 1984) 역시 인공지능과 인류의 전쟁을 다루었다.
인류를 쓸어버리고 기계의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인공지능을 파괴하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가 그 인공지능의 개발자를 처치하려 한다는 내용은 정확하게 현재의 불안과 일치한다.
인공지능의 개발을 두고 이대로 계속 무한경쟁을 지속할 것인지 우선 적합한 규제부터 만들어 인류를 위한 안전장치부터 마련할 것인지를 두고 설전을 벌이는 모습은 인공지능이 얼마나 큰 위력을 가질지 예측할 수 있는 증거다.
인공지능과 인류의 전쟁이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키아누 리버스가 주연한 매트릭스(릴리 워쇼스키, 라나 워쇼스키 감독 / 1999년)는 숫제 인공지능이 만든 인류라는 피조물이 인공지능에 대항해 싸운다는 설정이다. 이쯤 되면 인류는 완전히 허수아비에 불과하다.
인공지능이 인류에 궁극적으로 도움이 될지 해악이 될지는 지금으로서는 단언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아무리 좋은 도구라도 누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느냐이다. 적어도 인공지능이 인류를 위한 도구가 되려면 그것을 해악으로 삼을 전제들을 미리 차단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자칫 인류를 위협하는 트랜센던스를 만든다면 그 공포는 얼마나 무시무시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