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부자도시 만들기!
이제는 문화 콘텐츠이다.
❏ 3부 : 캐릭터 산업
동국대학교 전자상거래학과 교수 김의창
캐릭터 시장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을 하고 있고, 황금 알을 낳는 산업이라 칭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미국 월트디즈니사의 ‘디즈니’ 캐릭터를 이용한 상품이 10조 3천억 원이나 팔렸으며, 94년 디즈니사 년간 총수익 20억 달러 가운데 22%가 캐릭터 상품 판매로 벌어들였다. 현재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만화영화 ‘피카츄’가 개봉 첫날 1천만 달러의 입장수입을 올렸다는 것만 보아도 그 시장 규모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키티’, ‘푸우’, ‘텔레토비’ 등 다양한 캐릭터를 생활용품과 팬시용품에 응용해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고, 인기 있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의 개성을 강조하여 만든 캐릭터 상품들도 많이 팔리고 있다.
국내 경제성장과 더불어 캐릭터 산업은 꾸준히 성장 곡선을 그려 왔다. 83년 만화 연재를 시작해 꾸준한 인기를 얻은 ‘아기공룡 둘리’가 현재 45개 업체 400여 품목의 캐릭터 상품 면허를 가지는 국내 최고의 캐릭터로 성장하기도 했다. 또 최근에 제작된 어린이 영화 ‘용가리’는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캐릭터를 이용한 수입이 영화로 벌어들이는 수입을 능가하고 있다.
이밖에도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캐릭터 개발에 나섰으며 ‘바른손’, ‘아트박스’, ‘모닝글로리’, ‘영 아트’ 등도 자사 캐릭터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91년 캐릭터 전문 집단을 표방하고 출범한 ‘툰다운’이후 ‘그린나라’, ‘캐릭터 플랜’ 등 캐릭터 개발만을 전문으로 하는 캐릭터 전문 업체들도 생겨났다. 뿐만 아니라 단순히 만화영화 캐릭터나 ‘호돌이’와 같은 대형 이벤트의 마스코트나 기업 홍보용 캐릭터의 범주에서만 이해되던 캐릭터 산업도 이제는 스포츠, 연예, 정치 분야의 인기인, 잡지, 게임 산업 등으로 확장되어 가고 있다.
2000년 11월 네오위즈의 채팅사이트인 세이클럽(www.sayclub.com)이 아바타를 선보인 이후 프리챌, 휴먼플라자 등이 가세하면서 한해 약 200~250억 정도의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집계된다. 아바타가 청소년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네오위즈 전체매출액 312억원 가운데 세이 클럽이 140억 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했고, 사이버 캐릭터를 위해 옷이나 신발. 액세서리 등의 장신구를 구입할 수 있고, 심지어 성형수술도 가능한 이 서비스는 100원짜리 안경에서부터 5,000원대 웨딩드레스까지 2,000여개의 다양한 ‘치장용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는데 서비스 시작 후 9개월간 세이 클럽이 올린 아바타 매출액만 130억 원에 이르고 있다.
프리챌(www.freechal.com 전제완)은 유료서비스 예상 매출액 30억원 가운데 아바타가 19억원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아바타 공급 계약을 맺고 있는 LG이숍, 위즈위드 등에 이어 추가 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을 더욱 활발히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게임빌(http://www.gamevil.com)은 아바타나 캐릭터를 판매하는 사업으로 월 1억원이 넘는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캐릭터 산업은 그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미국에 의해서 캐릭터 시장을 90%이상 점유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에서 유행하고 있는 캐릭터의 대부분이 외국에 개런티를 지불해야 하는 외국산이다. 국내에서 토종 캐릭터를 개발해 내고 예년보다 많은 수입을 기록하고 있지만, 미국의 ‘푸우’와 ‘미키마우스’, 일본의 ‘키티’, ‘피카츄’, ‘세일러문’ 등 폭발적인 인기를 가지고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캐릭터보다는 많이 뒤쳐져 있다.
국내 캐릭터 산업이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뒤쳐진 이유는 캐릭터 산업을 단지 예쁘고 귀여운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생각하고, 우리나라 캐릭터 산업의 역사가 일천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캐릭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가? 첫째, 캐릭터는 그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캐릭터를 구성하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키마우스’나 ‘둘리’와 같이 애니메이션에서 파생된 캐릭터들이 장수를 하는 이유도 스토리를 통해 생명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캐릭터를 상품화하기 전에 금형을 떠서 입체로 만들어 보고 가능한 원가를 산출해야 한다. 평면 그림으로 보았을 때 예뻤던 캐릭터도 막상 제품으로 만들어 보면 형태가 변한다든지 색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예상외로 원가가 많이 들어 수지 타산을 맞추기가 힘든 경우도 있다. 셋째, 캐릭터를 만들 때 캐릭터뿐만 아니라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관련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경주는 신라천년역사 속에 유네스코에서 지정하는 세계문화 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문화도시이다. 우리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상품을 개발하기에 최적의 도시이기도 하다. 신라시대 역사 속의 인물이나 문화를 캐릭터로 표현할 소재가 무궁무진하다.
경주에서 캐릭터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 전문인력 양성과,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 캐릭터 사업에 인식전환, 지적재산권 보호 및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이들 조건 외에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경주를 상징할 수 있는 캐릭터 상품을 디자인함은 물론이고, 개발된 캐릭터 상품이 장수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와 마케팅, 홍보, 제작, 상품화 등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가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