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후’로 더 익숙한 중국 전통무술 ‘우슈’.
갖가지 형태로 내려오던 전통무술을 체계화시키고 운동 종목으로서 재탄생한 것이 바로 ‘우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정식 정목으로 채택됐지만, 올림픽에서는 종목 제한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시범 경기로만 선보였던 우슈는 사실상 비인기 종목으로 분류된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에서는 그 어느 종목보다 많은 동호인을 보유하고 있지만 태권도와 레슬링, 복싱, 유도 등에 세계적 인지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경주에서는 이 ‘우슈’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는 종목이다. 2013년 경주시 직장운동 경기부 창단으로 시작된 경주시청 ‘우슈팀’은 국가대표 선수를 꾸준히 배출하고 있으며,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경주 체육의 저력을 전국에 알리고 있다.
특히 지난 3월에 열린 ‘제35회 회장배전국우슈선수권대회 및 2023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경주시청 우슈팀 소속 전성진·안현기·윤동해 선수 등 3명의 선수가 국가대표로 선발돼 9월 개최되는 제19회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하게 됐다.
이번 호에서는 운동으로서의 ‘우슈’, 그리고 ‘우슈’를 통한 지역 관광 발전을 계획하고 있는 경주시우슈협회 김상민 회장을 만나봤다.
경주와 ‘우슈’
중국 전역에 혼재해 있던 유파별, 지역별 전통무술들, 통칭 ‘쿵후’를 체계적으로 스포츠화 시킨 것이 바로 ‘우슈’라 할 수 있다. 경주에서 우슈는 실업팀 창단과 함께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시민들이 알지 못하는 비인기 종목이다. 경주시우슈협회는 2013년 경주시 직장운동 경기부 창단 때 경주시청 우슈팀이 생기며 설립됐다.
전 세계적으로 태권도가 널리 보급돼 있기도 하고 특히 경주는 태권도 발상지로 알려져 있는 곳이기에 상대적으로 우슈가 자리 잡기에는 쉽지 않은 여건이긴 하다.
하지만 경주시청 우슈팀은 2013년부터 꾸준히 전국 대회 우승과 국가대표 배출 등 좋은 성적을 이어오고 있기에 경주시우슈협회는 적극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
경주시우슈협회의 역할은?
경주시우슈협회는 엘리트 선수 발굴·육성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일반적인 종목과는 다르게 동호인이 없어서 선수들이 대회에 참가하거나 훈련을 할 때 간접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
경주에는 성인팀인 경주시청 우슈팀과 남자 고등부인 경주공고 우슈부가 있는데 두 팀 모두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할 만큼 우수한 코치진과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비록 우슈가 비인기 종목이지만 각종 대회에서 실질적인 성적을 이뤄낼 수 있는 종목이기도 하다. 특히 경주 인근인 포항과 영천 등에서는 중학생 때까지 우슈를 배웠던 학생들이 마땅히 진학할 학교를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학생들을 경주로 데리고 와 우수한 시스템 아래 육성한다면 지속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달성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우슈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경주에 ‘우슈’가 무엇인지 알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스포츠를 알리기 위해서 가장 좋은 것은 대회 개최이다. 국내에서 ‘우슈’ 인구는 선수를 제외하면 극히 적다. 종목 특성상 태권도와 유사하다는 부분이 있기에 굳이 생소한 ‘우슈’를 택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경주의 경우 우슈를 배울 수 있는 체육관도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국 어느 도시보다 스포츠 인프라가 잘 갖춰있고 관광에 최적화 돼 있는 경주는 우슈대회 개최의 최적합지라 생각된다.
앞서 말했듯이 우슈 인구의 대다수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로 편중돼 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전국대회가 아닌 최소한 아시아권 대회를 경주에서 개최한다면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이는 단순히 대회를 개최해 운동 종목을 알리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주에 막대한 경제 유발효과를 가지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회의 경우 대회 관계자들이 숙식, 간단한 관람 정도로 소비 패턴이 정해진다고 보면 세계대회 관계자들은 매 경기가 끝날 때마다 관광객으로 변신한다.
한국에 와서 대회에 참가할 만큼 경제력을 기본적으로 갖춘 2~3000여명의 관광객이 일주일간 경주에서 머무른다면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그 어느 행사보다 클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2019년에 제1회 제주코리아국제우슈대회가 열렸지만 이후로 아직 2회 대회가 준비되지 않고 있으며, 경북 구미에서도 아시아 청소년 대회가 2017년에 열렸지만 이렇다 할 대회 개최 소식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주가 세계대회를 유치한다면, 투입되는 예산을 훨씬 넘어서는 경제적 이익과 아시아 각국에 경주를 널리 홍보할 수 있는 큰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생활체육으로서의 ‘우슈’
개인적으로 우슈를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한 번쯤 배웠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경주는 우슈 체육관이 없기에 당장 직접적인 접근은 어렵지만 경주시에서 지원을 한다면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코치진을 보유한 경주시청 우슈팀이 몇몇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체험 교육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들은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한다. 운동이든, 예술이든 중요하지 않고 성인보다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그들이 숨을 쉴 수 있는 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슈 또한 나름의 좋은 경험을 청소년들에게 충분히 전달 할 수 있기에 매력적인 운동으로 생각한다.
또한 성인들에게는 과거 ‘이소룡’ 등 ‘쿵후’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으며, 현란한 무기술은 보는 이의 눈을 현혹할 만큼 아름답기도 하다.
앞으로 경주시우슈협회가 더욱 노력해 경주시민들이 우슈를 경험해보고 흥미를 느끼며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