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정월대보름을 맞아 안강 육통리에서는 650여년된 회화나무 앞에 주민들이 모여 마을의 안녕과 풍농을 기원하는 동제를 봉행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마을의 자연물을 신성하게 여기어 신앙의 대상으로 삼아 마을의 평안과 번영을 비는 지역공동체적 의례가 전해 내려왔다.
이날 동제는 초헌관에 박원현 육통마을 이장이 참여했으며, 아헌관에 최임학, 종헌관에 류은규, 대축관에 김경제가 각각 맡았다.
당초 정월 대보름 첫 새벽 자정에 동제를 지내왔던 육통리는 올해 시간을 옮겨 오전 10시에 진행했다. 박원현 이장은 “육통마을에서 오랜 역사와 전통 속에 이어온 동제이지만 늦은 시간에 지내다 보니 그동안 마을 어르신들 몇 분만 모여 지내왔었다. 제수음식도 마을주민들이 함께 나누거나 즐기기에 불편한 부분이 많아 이번 동제는 시간을 옮기고, 주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마을 단합대회를 겸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안강 육통리는 매년 정월대보름 월성 육통리 회화나무 앞에서 한해의 안녕을 기원하는 육통마을 주관해 자연유산에 담긴 전통과 소중함을 알리는데 기여해왔다. 지난해 문화재청 주관으로 열린 제1회 당산나무 할아버지 전국대회에서 전 김상동 이장이 자연유산을 보존·관리·활용하는 마을 대표로 ‘당산나무 할아버지’에 위촉된 바 있다.
지역주민들이 적극 참여해 마련한 이날 동제는 문화재청에서 진행하는 2023년 자연유산 민속행사 지원사업의 일환이다.
박원현 이장은 “동네 주민분들과 마주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이번 동제를 통해 주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화합의 장이 마련됐다”면서 “육통마을 회화나무 동제가 마을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민속행사이자 축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의 관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월성 육통리 회화나무는 오랜 세월동안 조상들의 관심과 보살핌 속에 자라났으며, 민속적·문화적 가치가 높아 198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