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폐선된 동해남부선·중앙선 경주구간의 활용사업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경주시에 따르면 국가철도공단이 시행한 ‘동해남부선 및 중앙선 폐선부지(경주시 구간) 개발사업 민간제안공모’에 단 한건의 응모도 없었다는 것이다.
국가철도공단은 폐선·폐역된 경주시 구간의 활용을 위해 지난 7월 11일부터 10월 11일까지 3개월 동안 민간제안공모를 했다. 공단은 아화역∼서경주역 22km, 부조역∼경주역 25.3km, 동방역∼모화역 16.4km 등 3개 구간으로 나눠 각각 민간제안사업 공모를 진행했다. 동해남부선 및 중앙선 폐선 경주시 구간에 대해 민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안정적인 수익모델 발굴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등 향후 개발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시행한 것이다. 하지만 단 한 건도 제안사업이 접수되지 않으면서 폐철도 구간 활용사업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국내 자금시장의 위기와 불투명한 사업 수익성 등이 민간 투자를 어렵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가철도공단은 민간제안 재공모나 공모 범위를 수익성 높은 일부구간으로 축소할지 여부를 두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철도공단이 폐철도 구간 개발사업 민간제안공모를 시행할 당시 지역 내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민간기업 등이 사업을 시행할 경우 수익 창출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경주시나 시민들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사업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였다. 이와 함께 경주시가 꼭 필요한 사업이 있다면 시가 많은 예산이 들더라도 중장기계획을 세워 지방채를 발행해서라도 주요구간을 매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향후 국가철도공단의 공모 사업이 어떤 방식으로 결정될지는 현재까지 미지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주민의견이 충분히 반영되고, 경주 미래 비전이 약속되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주시는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담아 마련한 활용방안을 국가철도공단과 부단히 협의해나가야 한다. 또 폐철도 활용방안을 위해 필요한 예산 확보 방안도 수립해야 한다. 중장기적인 경주발전을 위한 사업계획이 하루아침에 마련될 수 없는 만큼 이제 와서 다급해질 필요도, 이유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