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가 남령(南嶺) 최병익 선생이 지난 4일 경기도 용인시 소재 사회복지법인 연꽃마을(이사장 원산스님, 사진 오른쪽) 창립 33주년 기념 침 복지기금 마련 행사를 맞아 57점의 서예작품을 기증, 선비이자 서예가로서 나눔문화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며 서예인생의 또 다른 전기를 마련했다. 최병익 선생은 이번 작품 기증을 ‘자신이 불교와 인연을 맺게 해준 각현스님에 대한 보은이자 지금까지 자신을 사랑해준 수많은 후원자들의 성원을 갚는 길이라며 이번 나눔의 의미를 술회했다. 이날 열린 기념식에서 연꽃마을 이사장 원산스님은 최병익 선생의 작품기증을 기려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번 작품 기증은 사회복지법인 연꽃마을이 창립33주년을 맞아 복지기금을 마련하고자 연꽃마을과 관계 깊은 각 방면 예술인들의 후원을 받을 계획을 세우던 중 이 소식을 먼저 접한 최병익 선생의 제안을 적극 수용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병익 선생은 연꽃마을 창립자이자 제2대 연꽃마을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평생동안 불교의 자비를 실천하다 지난 2019년 입적한 각현스님과의 교유로 처음 불교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가 대학시절 도자기 공방에서 글씨 써주는 일을 하고 있었어요. 이때 다른 서예가들과 달리 저는 도자기를 세워 둔 채로 글씨를 썼는데 이 모습을 각별하게 보시던 각현 스님이 법주사로 와서 일 좀 해달라는 겁니다. 그래서 불교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젊은 최병익 선생을 만날 무렵 각현 스님은 법주사 부주지 역할을 맡고 있었는데 당시 한창 법주사 대불이 세워지는 등 각종 불사들이 일어났고 서예작업도 많을 때라 이 작업을 젊은 최병익 선생에게 맡긴 것이다. 최병익 선생은 이때 법주사에 머물며 속인으로는 드물게 스님들에게 서예를 가르치는 인연도 얻었으며 뒤에 각현스님의 은사스님인 월탄스님에게도 불교의 가르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병익 선생은 이런 인연으로 월탄스님과 각현스님이 입적했을 때 만장을 쓰기도 했고 두 스님과의 인연이 또 다른 인연으로 커져 봉은사, 동화사 등 전국의 유명사찰에서 현판이나 서예 관련 작업을 했고 전시회를 여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그런 인연으로 최병익 선생이 불문이나 인연 닿는 장소에 수시로 자신의 작품을 기증해 왔다. 최병익 선생은 지난 2013년 경주중고 동창회가 장학기금 모금을 위한 행사를 할 때 ‘예술가가 언제 돈 벌어서 기금을 내겠나’면서 수집 점 작품을 기증한 이후 대규모의 작품을 선뜻 기증한 것이 이번으로 두 번째다. “저도 어느덧 은사님들을 다 여의고 이제는 제가 어른이 되어 누군가를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그런 만큼 저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렇게 되도록 저를 아끼고 후원해주신 분들에 대한 고마움이 참 크지요. 그런 고마움을 제 나름으로 보답하고자 한 것이 이번 작품 기증입니다” 최병익 선생은 나름대로 보은의 마음을 담아 작품을 기증했을 뿐 그것을 꼭 모범이나 귀감이라고 말하기는 부끄럽다며 오히려 이번 기증의 의미를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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