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미로운 재즈선율과 함께 경주역 광장이 오랜만에 사람들로 북적이며 활기를 되찾았다. 지난달 27일 경주역 광장에서 ‘황오재즈페스타’가 성황리에 열렸다.
광장에는 에어베드와 돗자리가 설치돼 있어 재즈분위기에 맞는 관객석이 연출됐으며, 이날 마루밴드, 닥터김 재즈트리오, 김정희 재즈퀄텟 등이 출연해 재즈페스타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렸다. 게다가 주민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플리마켓, 체험 이벤트 등 부대행사가 동시에 진행돼 시민들의 발걸음이 계속해서 이어졌으며, 전통등을 들고 황오동 원도심 일대의 골목을 투어하는 ‘황오야경꾼 프로그램’도 3차례 운영해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했다.
경주시에서 주최하고 황오동 원도심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에서 주관한 황오재즈페스타는 황오동 원도심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천년 고도 경주의 부활’이라는 테마로 2018년 국토교통부로부터 도시재생 뉴딜사업 중심시가지형으로 선정된 황오동 원도심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2020년부터 5년간 ‘지역자원을 활용한 상권 조성’ ‘원도심 활력증진·명소화’ ‘사회통합과 안전한 도시 및 지역 확립’을 위한 20여개의 세부사업을 진행하며 노후화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황오동 원도심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 박영태 센터장과의 인터뷰
“주민협의체 역량발휘할 수 있도록 기반마련에 더욱 노력”
“원도심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미래세대에 대한 배려를 유지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도시개발 방식입니다. 대단위 재개발 또는 신도시 개발방식이 아닌 주민의 삶의 질 향상, 도시활력 회복, 일자리 창출, 공동체 회복 및 사회통합이라는 정책목표를 설정하고 주민 및 상인과 함께 마을에 다시 한번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것이 도시재생 마중물 사업이죠”
앞서 거제시 고현동 도시재생 현장지원 센터장으로 근무하며 시민 주도의 사업으로 지속 가능한 도시의 기능을 재설정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기획하고 진행해왔던 박 센터장은 주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입히는 도시재생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행정예산으로 부족한 부분을 마련하기 위해 꾸준히 공모사업에도 문을 두드리며 예산을 확보하고자 노력해왔다.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는 행정과 주민들 사이에서 서로의 역할을 대행해 주는 일을 합니다.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 저희가 계획서를 수립하고, 행정예산을 받아 주민과 함께 운영하는 조직이죠. 하지만 저희가 도시재생 사업을 한다고 해서 주민들 개개인에게는 크게 와닿는 부분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도시재생한마당’ ‘어울림마당’ ‘플리마켓’을 비롯해 이번에 진행한 ‘황오재즈페스타’ 등 축제이벤트 사업을 통해 주민들과의 소통하고, 사업 소개 및 결과 공유의 자리를 마련해 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황오동 주민들은 6개 주민공모사업을 진행하면서 호응을 이끌었다.
‘황오지구 주민협의체 사랑마을’에서는 낙후된 주변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꽃 화분을 설치하며 삭막하던 인도를 환하게 변화시켰다. ‘황오동 다취미’는 지역주민이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실행해 지역 고유의 새로운 문화브랜드를 조성했으며, ‘코리아 심포닉 브라스’는 황오동 어르신 초청 문화예술체험을 기획하고 운영해 지역 어르신들이 지역사회 속 한 일원임을 인식하고 지역주민과 통합적인 관계형성으로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자유총연맹 경주시지회’에서는 로컬푸드로 직접만든 고추장을 사회적 배려계층에게 나눴으며, ‘황오지구 주민협의체 영화사랑’은 주민과 함께 영화를 선정해 시청하고 토론하며 다양한 계층 간 이해와 소통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또 ‘황오지구 주민협의체 책사랑’ 역시 주민들이 모여 책을 읽고 토론하며 친밀감을 형성하고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황오동원도심 도시재생 지원센터에서는 ‘도시재생대학’을 운영했으며, ‘상권활성화 주민역량강화 교육’ ‘마을해설사 교육’ ‘다문화 및 국제교류 프로그램 발굴’ ‘지역문제 해결형 리빙랩’ ‘어울림마당 조성’ 등을 진행하며 침체된 동네에 마을 자원 및 인적 자원 발굴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황리단길을 찾는 관광객들을 원도심으로 유입해야 한다고 강조하시지만 그것이 주가 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황오동만의 수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죠. 현재 황오동 골목투어 콘텐츠 개발 연구용역을 완료했으며, 하반기에는 골목투어 실행을 위한 주민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됩니다. 미국에 비지터센터라고 해서 지역에 관한 지도, 기념품도 살 수 있고, 마을 안내도 받을 수 있는 곳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경주에 대해, 혹은 황오동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싶다면 방문할 수 있는 그러한 사업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
하반기 창업인큐베이팅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는 박 센터장은 지역민들이 우리 지역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아이템 발굴, 역량강화 교육을 통한 추진동력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플리마켓, 문화 공연 등을 팔우정 공원에서 진행하며, 새로운 명소로 ‘팔우정 공원’을 알리기에 노력해왔다. 이번 황오재즈페스타도 규모를 줄여 매주 팔우정공원에서 진행할 계획을 내비쳤다.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을 모티브로 이번 황오재즈페스타가 기획됐습니다. 경주역 광장에서 진행됐던 재즈페스타를 팔우정 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풀밭 위에 돗자리 깔고 여유롭게 맥주나 와인을 곁드리며 재즈공연을 즐기는 문화가 경주에 새롭게 정착되길 기대해 봅니다”
황오동 원도심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의 궁극적 목표는 상권에 관광과 행정기능을 넣어 상권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현재 황오동 원도심 도시재생 주민협의체가 마을관리 사회적 협동조합이라는 조직으로 확대가 됐고, 국토부에 인가신청이 들어갔습니다. 경주에서 최초로 마을관리 사회적 협동조합이 구성되는 거죠. 2024년 사업이 종료되면 이분들이 저희의 역할을 계속해서 이어가게 됩니다. 주민협의체 여러분들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기반마련에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한편 옛 경주역 맞은편 황오동 129-1번지 일대에 황오동 원도심 도시재생사업의 대표 거점시설인 황오 커뮤니티센터가 현재 조성 중에 있으며, 다양한 축제·행사 프로그램과 시설을 구비해 경주지역만의 지역문화 브랜드를 구축하고, 관광객을 유입할 만한 콘텐츠를 기획·운영해 지역경제 활성화 및 경주관광 새로운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