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초 경주 대학입학 연령 학생들이 많이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 주변에 낯선 현수막이 붙었다. ‘박홍근 입시 컨설팅’. 이로 인해 학원가에 놀라운 반응들이 쏟아졌다. 현수막을 내건 당사자가 바로 문화고 교장으로 지난 8월 23일 퇴임식을 가지고 8월 31일자로 퇴임한 박홍근 교장이기 때문이다. 정년퇴임으로 한가한 일상으로 돌아가 편안한 여생을 보낼 것이라 생각하기 십상인데 채 퇴임도 하기 전에 새로운 일을 벌인 박홍근 교장이다. “제가 문화고에서 내리 17년 동안 3학년 담임을 맡아 대학입시 진학지도를 했습니다. 교장이 된 뒤에도 학부형들의 간곡한 부탁으로 입시상담을 꾸준히 했지요” 박홍근 교장은 ‘하나의 대학만 해도 전형이 복잡해 한 눈에 파악하기 힘든데 전국 200개 넘는 대학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면서도 17년이나 입시를 지도하다 보니 전국 대학의 입시전형을 손바닥 보듯, 흐름이나 변화까지 훤하게 꿰뚫게 되었다고 자부한다. 그 결과 자신의 손으로 지금까지 서울대 의과대학을 비롯 서울대에 보낸 제자들만 무려 42명이고 서울의 명문대학과 지방 명문대로 보낸 제자들이 부지기수라고 소개한다. “특히 수시모집 제도가 생기면서 제가 학생들하고 같이 공부했어요. 구술 면접 1단계에서 한 2배수 뽑으면 그다음 면접에서 당락이 결정되는데 지방이 절대적으로 불리합니다” 2003년 문화고에서 4명이 서울대학교 1단계에 합격했는데 그중 한 명은 서울 강남의 학원으로 올라가 면접을 준비하고 3명은 자신과 함께 공부했다. 결과적으로 서울 간 학생은 떨어지고 자신이 가르친 학생들은 3명 모두 합격했다. 1인당 수백만 원 넘는 고액 수강료를 낸 강남학원을 박홍근 교장 특유의 치밀함과 경험으로 이긴 것이다.-천만 원 넘는 고액 강남 학원 이긴 특유의 치밀함과 경험, 문화고대입 진학률 상승에 큰 기여 “서울 간 학생에게 물어보니 한 반에 4~50명의 학생들이 면접 지도를 받느라 제대로 발표할 시간도 없고 도무지 무엇을 배우는지 알 수 없을 정도여서 시간만 버렸다며 후회하더군요” 반면 박홍근 선생이 지도한 학생들은 1시간에 대여섯 번씩 연습하면서 상황에 맞는 질의응답 요령을 깨우쳤다는 것. 수시모집이 시작된 후 박홍근 교장은 학생들의 실력을 고려, 이른바 SKY대학을 비롯해 순차적으로 각 등급별 대학들을 배열하고 냉정하게 계산한 후 진학지도해 최대한 합격률을 높였다고 회고한다. 여기서 특이한 사항 하나. 박홍근 교장의 이력에 ‘인하대 입학전임자문위원’이란 타이틀이 있다. 2007년 인하대학교 공과대학에 자신의 반 학생 17명을 무더기로 합격시킨 후 얻은 타이틀이다. “17명 합격생의 입학원서에 담임으로 하나 같이 제 이름이 들어 있는 것을 보고 학교 입학관계자들이 감탄했겠지요” 이후 박홍근 선생은 경주동국대, 경주대, 위덕대 등 경주 일원의 대학들에 입학자문역을 맡아 활동했고 사교육을 줄이고 공교육을 정상화 하기 위한 노력으로 ‘대학교육협의회’가 출범했을 때 직접 진학상담반을 만들고 최초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 후 무려 8년 동안 포항, 안동, 구미, 김천 등을 다니면서 입학 설명회도 하고 학부형 상담도 해주었다. 이런 활동 덕분에 2008년에는 경상북도 교육감 표창을 받기도 하고 지역 국회의원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이렇게 두드러진 활동을 하다 보니 해를 거듭할수록 문화고등학교의 대학 진학율이 좋아지는 성과를 이뤘다. 박홍근 교장이 퇴임과 동시에 입시 컨설팅을 시작한 것은 자신의 이런 노하우를 썩히지 않고 경주지역 학생들의 대학진학에 조금이라도 보탬을 주고 싶다는 바람 때문이다. “경주가 소멸도시라는 말을 하는데 그 근간에는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실한 교육도 큰 몫을 합니다. 저의 경험과 실력을 통해 적어도 입시 컨설팅 만큼은 경주가 서울보다 나아서 학생들이 안심하고 상담하도록 만들겠습니다. 그게 저의 남은 사명(使命)이라 믿습니다!” 박홍근 교장은 오랜 교직생활로 연금도 넉넉히 나오고 생활도 안정된 만큼 컨설팅 사업을 통해 돈을 벌려는 욕심보다는 경주를 위해 작은 기여라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평생 교육에 헌신한 덕분에 전국 어디를 가도 자신에게 배운 제자들이 존경 어린 마음으로 자신을 맞아주는 것이 제일 큰 보람이라면서 비록 컨설팅이라는 다른 길이지만 그 길에서도 또 다른 교육의 의미를 찾고 싶다는 것이다. 박홍근 교장이 추구하는 새로운 사명이 경주 학생들의 대학입시에 어떤 빛을 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문의 054-775-2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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