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국(72 경주시 유도회장) 전통은 만들고 가꾸어 가는 것이라고 했던가? 그렇다면 지금 우리지역의 전통은 누가 세우고 또 누가 가꾸어 가는가? 무형의 전통을 목숨처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다. 지난 1998년 경주임란의사추모회 회장을 맡아 황성공원의 ‘경주임란의사창의단비’를 세우는 일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권순국(72 경주시 황오동 61-13) 경주시유도회장. “호주제를 폐지하자는 것은 5천년 역사 속에 지켜온 우리의 고유한 전통을 무시하자는 처사이며 가족제도의 붕괴를 의미하는 심각한 문제다.” 호주제폐지논란으로 요즘 바쁜 나날을 보내는 권회장을 만나기 위해 유림회관으로 찾아갔을 때 먼저 호주제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내남 망성이 고향인 권회장은 지난 69년부터 94년까지 경주군에서 지방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시군통합전에 기획실장 겸 부군수 직무대리를 지냈다. 평생을 공직에 몸담아 헌신했던 권회장은 퇴임 후에도 임란의사추모사업을 맡아 창의비를 세우고 창의록을 출판하는 등 4백년전 이 지역에서 왜적과 맞서 용감하게 싸웠던 선조들의 거룩한 위업을 기리는 일에 앞장서 왔으며 경주향교의 총무와 감사, 성균관 유도회 경주지부 회장 등 지역의 전통문화 계승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오고 있다. 최근 호주제폐지를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전개, 약 7천여명의 서명을 국회에 전달했다는 권회장은 “재혼가정 아이들의 성씨 문제는 양자입적으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전통가족제도인 호주제를 유지하면서 그 문제점만 보완하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일부 비정상적인 가정을 위해 정상적인 가정을 무너뜨려서야 되겠느냐?”는 의견이다.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 한다’는 각오로 평생을 살아온 권회장은 “앞으로 남은 삶도 주어지는 여건에 충실하는 일 외에는 아무런 바람이 없다”고 말한다. 안필례(72)여사와의 슬하에 4남매를 둔 권회장은 요즘도 매일 걸어서 출퇴근하는 것으로 건강을 유지하면서 우리지역의 전통을 지키는 보루에 우뚝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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