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본질적으로 대부분 여성을 상징한다고 하지만, 해당화(海棠花) 하면 더욱 더 여성적인 맛을 담고 있다. 사실 해당(海棠)은 아름다운 여성을 뜻하기도 한다.
해당화는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출렁이는 파도와 반짝이는 모래알의 햇볕을 받아 피어나는 까닭에 해당화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짐작된다.
해당화는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높이는 1.5m에 달하며 줄기에 가시가 있고 가시에도 털이 있다. 꽃은 5~7월에 홍자색으로 피며, 꽃잎은 넓은 달걀꼴로서 끝이 오목하다. 열매는 수과(瘦果)이며 편평한 둥근꼴이고 9월에 적색으로 익는데 먹기도 한다. 한국․중국 등지에 분포하며 주로 바닷가 근처의 모래당에 무리지어 자란다.
한자로는 해당화(海棠花)․해당과(海棠果)․홍매화(紅枚花) 등으로 쓰고, 한약명으로는 매괴화(玫瑰花)․매괴유(玫瑰油) 등의 이름이 있다.
해당화는 대중가요 가사에도 많이 등장하듯이 우리의 고향․추억․사랑을 상징하는 친근한 꽃으로 여기고 있다. 우리 나라 동해안에도 해당화가 많았다고 하는데 해안가의 개발에 밀리고 사람들의 이기심으로 인해 곧 자취를 감추게 될 식물이라고 본다. 사람들이 약용으로 쓴다니까 무조건 채취를 하고, 해당화가 장미의 접목 식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바닷가의 향토수종으로 보호되어야 할 식물이며, 더 이상 남획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옛날 중국에서는 술에 취한 양귀비가 당나라 현종의 부름을 받자 즉석에서ꡐ해당화의 잠이 아직 깨지 않았습니다.(海棠睡未覺)ꡑ라고 대답했다고 하는데, 양귀비는 자신의 붉은 얼굴을 해당화에 비유했던 것이다. 이 때부터 중국에서는 해당화를 수화(睡花)라고 했다고 한다.
해당화의 꽃 향기는 진하고 좋아서 화장품의 향료로 쓰이며, 열매는 비타민C가 많이 들어 있어 그대로 먹거나 잼으로 가공하기도 한다. 또한 열매와 뿌리의 껍질을 염료로 썼다는 기록이 있으며, 우리 나라에서는 떡이나 전의 빛깔을 내는데 사용했다는 구전이 있다.
조선시대 여류 시인 금원(錦園)은「해당화」라는 시에서ꡐ온갖 꽃 다 지고 봄은 가는데/ 오직 해당화 꽃만이 붉게 피었네/ 이 꽃마저 저버리면/ 다시 봄꽃을 어이 볼꺼나ꡑ라고 읊었다.
ꡐ명사십리 해당화야/ 꽃 진다고 싫어말며/ 잎핀다고 싫어말라/ 삼동 석달 꼭 죽었다/ 명년 삼월 다시 오리ꡑ라는 「명사십리 해당화」의 노래말이 있다.
이 외에도 해당화에 대한 시가 많다. 그 중에 한 수를 적어 본다.
ꡐ바다내음 가득한 북쪽 명사십리/ 해당화야 해당화야/ 올해도 피었는가/ 올해도 피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