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사는 건축 당시 신라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겠지만 지금도 복원 가능성을 두고 온갖 기대와 관심이 모아지는 건축물이다. 그중에서도 높이 약 80여 미터로 추정되는 황룡사 9층탑은 경주를 특정지을 랜드마크로 신라 당시에도 가장 눈에 띄는 건축물이었을 것이다. 이 황룡사와 황룡사 9층 탑은 정치인들이 공약으로 써먹는 단골 메뉴이기도 하다. 시장 후보나 국회의원 후보들이 곧잘 황룡사 재건 혹은 복원을 외치며 선심성 공약을 펴왔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황룡사 9층 탑을 다시 세우기 어려우니 현대적인 조명장치로 대치하자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터만 덩그러니 남아 있을 뿐 실제 황룡사와 황룡사 모습을 증명할 방법이 없고 가구식 건축물의 특성상 비슷한 시대 중국이나 일본의 건축을 보거나 국내의 주요 목조건물을 참고하며 대강의 모습만 추측해 볼 뿐이다.   그런가 하면 보문단지에는 황룡사 9층탑을 모티브로 동국제강에서 건설한 황룡원이 세워져 힐링센터로 활용되고 있고, 경주엑스포공원에는 실물 높이로 재현한 현대식 황룡사 9층탑을 음각 디자인한 82미터 높이의 ‘경주 타워’도 세워 놓았다. 황룡사 9층탑을 현대적으로 재현한 사례들이다. 경주의 유명 SNS 강정근 씨가 지난 15일 올린 페이스북에 자신이 사는 센트럴 푸르지오 아파트 외벽에 황룡사탑을 형상화한 조명을 올려 지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 사진에 나타난 조명탑은 층수는 9층보다 많아 보이지만 얼핏 보기에 황룡사 9층 탑을 연상하게 한다.   달린 댓글을 보면 ‘멋지다’, ‘경주답다’ 등의 반응이 있고 벽에 쏘인 핑크빛 조명 때문에서인지 ‘카바레’같다는 재미있는 댓글도 달렸다. 단순히 아파트 외벽에 쏜 조명이라고 하지만 아이디어가 독특하고 댓글에 달린 것처럼 경주다운 발상으로 보인다.   따지고 보면 굳이 큰돈 들여서 복원이나 재건하는 것보다 이렇게 경주 주민들이 솔선하여 경주다움을 만들어 가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이고 진정한 시민관광의 요체인 듯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강정근 선생이 사는 아파트 주민들은 경주의 지역성을 살리는 데 앞장선 참으로 경주시민다운 주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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