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봉황대 문화의 거리를 상징하는 높이 12미터의 건물 외벽이 밝고 화려한 벽화로 새 단장되면서 이와 상반된 중심상가 낡은 전봇대 벽화 정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주시 마스코트 금이 관이가 그려진 전봇대 벽화가 훼손된 채 방치돼 있다. 게다가 주변으로 쓰레기가 방치되면서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 전봇대 벽화는 지난 2013년 ‘우리동네 행복전봇대 만들기’ 벽화프로젝트 당시 그려진 그림으로 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와 경주시가 주측이 돼 경주미술협회 회원과 자원봉사자, 시민들의 재능기부로 진행된 벽화프로젝트다. 당초 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는 경주역과 팔우정로터리 구간 12개 전봇대 대상으로 벽화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시민들의 호응이 잇따르자 맞은편 도로 전봇대 12개, 이후 벽화 컨테스트를 진행하며 봉황로와 동성로 등 상가 밀접한 전봇대까지 벽화로 새단장 됐다. 당시 ‘박혁거세의 탄생설화’ ‘신기한 피리, 만파식적’ 등의 주제로 경주의 정체성과 역사문화를 전봇대에 담은 전봇대 벽화는 경주의 새로운 관광상품, 트렌드가 돼 전국 주요 언론매체에 소개되며 주목을 받았으며, 같은 해 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는 안전행정부의 ‘시군구 우수자원봉사센터평가’와 ‘자원봉사 우수프로그램 공모 심사’에서 모두 최우수로 선정돼 안전행정부 장관상 표창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은 바 있다. 현재는 전선 지중화 사업으로 인해 당시 벽화작업을 진행했던 전봇대가 몇 주 남아있지 않다. 게다가 남아있는 전봇대 벽화는 세월의 흐름으로 쇠퇴한 중심상권과 함께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실정이다. 칠이 벗겨진 채로 방치된 전봇대 곳곳에는 불법 홍보물과 홍보물을 붙였던 접착력 강한 테이프 흔적들로 가득하다. 도시계획과 도시디자인팀은 “‘우리동네 행복전봇대 만들기’는 불법 부착물로 어지러운 전봇대에 시민들의 재능기부로 벽화를 그린 재능 나눔 자원봉사 프로그램이었다”면서 “2013년 벽화제작 이후 2015년 한 차례 벽화보수작업을 진행했지만 그 이후에는 관리 및 유지보수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후 전봇대에 불법광고물 방지를 위한 경주를 상징하는 이미지를 삽입한 벽보부착방지판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경주지역에는 ‘읍천항 벽화마을’을 비롯해 ‘소현리 타일벽화마을’ ‘황리단길 벽화골목’ ‘동경이 벽화마을’ ‘감포 해국길’ ‘계림로 벽화골목’ ‘쪽샘 벽화골목’ 등 경주와 마을을 담은 스토리로 담장벽을 채워가고 있다. 벽화로 인해 칙칙하고 삭막한 골목길이 화사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후 관리가 되지 않아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는 벽화도 적지 않다. 도시계획과 도시디자인팀은 “지하차도 등 공공시설물 벽화는 정기적으로 계속 유지 보수해가고 있지만 골목 벽화일 경우 개인 담장이기 때문에 사전의 동의를 받고 그리게 된다”면서 “훼손된 벽화는 2년 이후 한 번의 보수가 통상적으로 진행되지만, 그 이후에는 벽화관리 관련 규정과 예산 항목이 없다 보니 관리유지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충북 옥천군은 우후죽순 생긴 벽화관리를 위해 지난해 벽화 가이드라인 수립 용역을 시행해 적용범위, 장소, 색채 등의 기준과 유지관리 방안, 관리대장 제작 등을 담은 벽화 가이드라인을 만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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