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는 예술가곡을 주로 작곡했지만, 교향곡 작곡수도 만만치 않다. 전부 8개의 교향곡을 작곡했다.
마지막 교향곡이 9번(No.9)인데, 교향곡 수가 8개인 이유는 7번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이유는 모른다. 따라서 슈베르트 교향곡 음원을 사면서 “왜 7번이 없냐? 실수 아니냐?”라는 질문은 하지 않기를!
슈베르트는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을 듣고 이와 같은 대작을 꿈꾼다. 바로 9번 교향곡 ‘그레이트(great)’이다. 하지만 ‘그레이트’로 슈베르트를 기억하는 이는 드물다. 오히려 2개의 악장만 작곡한 8번 ‘미완성’이 훨씬 유명하다. 2개의 악장이라고 해서 아주 짧진 않다. 연주시간이 30분 가까이 걸린다. 1946년에 개봉한 유럽영화 ‘미완성 교향곡’에서는 슈베르트가 왜 8번 교향곡을 미완성으로 남겨두었느냐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시도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연인에 대한 ‘사랑’ 때문이다. 어느 귀족의 딸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던 슈베르트는 그 사랑이 좌절되자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이렇게 말한다. “내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처럼 교향곡도 미완성으로 둘 것이다”
하지만 슈베르트의 8번 교향곡은 영화 속 ‘미완성’ 선언과는 달리 그 자체로 완결성을 갖는다는 평가도 있다. 7번 교향곡 역시 미완성이었지만 (완결성 이 미흡하여) 슈베르트의 교향곡 리스트에서는 빠져있고, 8번 교향곡은 3, 4악장이 없어도 자주 연주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슈베르트는 고전파의 형식을 깨뜨린 낭만주의의 선봉이었다. 파격적인 2악장짜리 교향곡을 만든 걸로 보면 된다. 후에 리스트는 1악장짜리 교향시도 만들지 않았던가?
슈베르트는 누구나 알아주는 베토벤 추종자다. 평생 베토벤을 흠모했다. 1827년 베토벤이 죽었을 때 운구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바로 이듬해 베토벤을 따라갔다. “여긴 베토벤이 없잖아?” 슈베르트가 임종할 때 한 말이다. 죽는 순간까지도 그의 머릿속엔 베토벤만 있었다. 그는 다행히 베토벤 옆에 묻혔다.ps.미완성교향곡 1악장은 인기 애니메이션 ‘개구쟁이 스머프’에서 악당 가가멜의 주제곡이다.베토벤 이후의 작곡가들은 작품분류번호를 쓸 때 을 사용했다. 하지만 슈베르트는 D(도이치)를 썼다. 도이치는 음악학자의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