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릉의 이른 아침, 은은한 안갯속 경주의 기개가 서린 소나무 숲이 눈앞에 펼쳐지니 청량감이 느껴지는 듯하다. 표형병을 장식하던 금박 문양이 금화가 쏟아지듯 장관을 이루고 거북이, 구름, 비천, 학 등 장생을 상징하는 작품 속 소재들이 살아 움직이며 저마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갤러리스페이스에서 진행되고 있는 실감 미디어아트 체험전 ‘The 경주’가 지역민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The 경주’는 미디어아트를 통해 경주 예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펴보는 시간 여행을 주제로 만들어진 기획 전시다. 이 전시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진행하는 ‘스마트 박물관·미술관 기반 조성’ 사업에 알천미술관이 경북도 내 미술관 중 유일하게 선정돼 마련된 것으로 둥근 도넛 형태의 독특한 어린이갤러리가 실감콘텐츠 전용 전시관으로 탈바꿈됐다. 경주 예술의 세계로 연결되는 신비로운 길을 통과하면 선조의 염원이 담긴 ‘예술혼’이 관람자들을 안내한다. 신비의 숲속, 빛의 이정표를 따라가면 나타나는 여덟 개의 알에서 경주 예술의 빛깔과 하모니는 미디어아트로 새로 태어난 경주 근·현대 작품으로 연결된다. 지역예술인의 평면작품이 디지털 기술을 만나 실감 나는 미디어아트로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공간을 이루는 모든 면에 영상을 투사하는 프로젝션 맵핑 기술과 스마트 센서를 통해 추적된 관람객의 움직임이 전시 작품을 변화시키는 모션트래킹 기술이 연동해 실제와 같은 공감각적인 효과를 이끌어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알천미술관 소장품 중 구미라, 김남표, 김락현, 김호연, 박대성, 박성표, 서지연, 손수민, 송해용, 안성호, 최한규의 작가의 12점의 작품이 미디어아트로 개발돼 선보이고 있다. 전시연계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내안의 예술혼:상상의 숲’에서는 동물들을 색칠한 종이를 스캔하면 대형 스크린 안 상상의 숲에 나타나 화면 속을 돌아다니는 ‘디지털 스케치팝’이 진행돼 아이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채워주기 충분하다. 체험 공간에 등장하는 동물도안은 김남표, 김정자, 김호연, 서지연, 이희재, 조금진 작가의 작품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The 경주’ 전시에서 미디어아트로 개발된 자신의 작품을 관람한 김락현 작가는 “정적인 평면 회화작품이 디지털 기술과 접목돼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되니 전시 관람객들이 더 쉽고 편하게 작품을 즐길 수 있는 것 같아 좋았다. 좋은 기회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하고, 더 좋은 작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주문화재단 오기현 대표는 “지역 작가 14분의 작품이 미디어아트 혹은 활동지의 모티브로 활용돼 시민들과 가까이에서 소통할 수 있었던 전시”라면서 “앞으로 갤러리 스페이스에서 더 많은 작가들이 실감콘텐츠를 통해 시민들과 만나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주의 역사성을 기반으로 경주를 담는 스마트 공간으로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람객 의견에 귀 기울이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상설전시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은 20시까지 연장 운영하며,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과 설·추석 당일은 휴관하며 관람료 유료다. 관람 문의는 054-777-58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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