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이의 꼬리가 없는 이유는 무역교류가 활발했던 삼국시대에 외국에서 유입된 짧은 꼬리 개와 교배하여 생산된 개체가 유전학적으로 고정되었거나, 또 짧은 꼬리 개가 선택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교배하여 꼬리 짧은 상태가 유전적으로 정립된 수렴 진화 등으로(Scientific Report, 최석규, 김희발, 최봉환, 2017년) 설명할 수 있다.
대부분의 동물들은 꽁무니나 몸뚱이 뒤 끝에 꼬리가 달려있다. 어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 등의 척추동물은 서로 비슷한 위치에 비슷하게 생긴 꼬리가 있다. 꼬리의 역할은 동물에 따라 각각 다르지만, 보편적인 역할은 몸의 균형을 맞추거나 의사를 표현하는 용도로 이용된다.
동물들은 꼬리의 쓰임새를 계속 발달시켜 왔다. 하마는 꼬리를 프로펠러처럼 돌려서 배설물을 사방으로 뿌려 영역을 표시하는 역할을 하고, 전속력으로 달려 사냥을 하는 치타 등의 꼬리는 민첩하게 방향을 전환하는 역할을 한다. 소, 얼룩말 등은 꼬리로 파리, 체체파리(흡혈파리) 등을 쫓아내는 역할을 한다. 개의 꼬리는 친근감을 표현하고, 감정을 전달하는 의사소통 역할을 하고, 꼬리의 움직임과 꼬리털의 형태를 보고 감정을 파악할 수 있다.
모든 척추동물이 꼬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양서류인 개구리와 유인원에 속하는 사람은 성체에는 꼬리가 없지만 배아 시절에는 꼬리가 있다. 사람은 꼬리가 퇴화되었으며, 꼬리뼈만 흔적으로 남아있다. 발생 단계인 배아 시절엔 잘 발달한 꼬리를 가지고 있지만, 어미의 자궁 속에서 성장하면서 꼬리가 퇴화되고, 개구리는 올챙이 시절에는 발달한 꼬리가 있지만 팔다리가 생길 때쯤에 꼬리가 완전히 퇴화된다.
대부분의 개는 의사소통과 감정표현의 수단으로 꼬리를 사용하지만, 꼬리 없는 품종도 있다. 유럽권에는 올드 잉글리쉬 쉽독, 펨브로크 웰시코기, 스키퍼키, 불도그 등이 꼬리가 없고, 아시아권에는 우리나라의 동경이가 꼬리 없는 유일한 품종이다.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 연구원(최석규)과 국립축산과학원 유전체과(김태헌, 최봉환)에서 공동으로 동경이의 꼬리가 없는 유전학적 이유를 밝히는 연구를 하고 있다. 동경이의 꼬리가 없는 이유는 무역 교류가 활발했던 삼국시대에 외국에서 유입된 짧은 꼬리 개와 교배하여 생산된 개체가 유전학적으로 고정되었거나, 또 꼬리 짧은 개가 오랜 기간 동안 선택적인 교배를 하여 꼬리 짧은 상태가 유전적으로 정립된 수렴진화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
동경이를 꼬리 짧은 집단과 꼬리가 없는 집단으로 나눠 17만개의 단일염기다형성(SNP)을 비교해 본 유전학적 결과 14개 유전자 마커(SNP)와 짧은 꼬리와 관련된 유전자는 ‘세포골격 막단백질(ANKRD11)’과 ‘힘줄 형성(ACVR2B)’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찾았다. 이 두 개의 유전자는 특이 단백질을 만들어 경주개 동경이가 꼬리뼈가 퇴화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 T-box Family 유전자에 존재하는 아미노산 변환 변이체와 에스에프알피2(SFRP2) 유전자의 변이체(CpG island)에 의해 꼬리의 형태가 결정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 연구원과 축산과학원(김태헌 과장님)과 공동연구로 T-box family 유전에 대한 실증 번식 실험을 진행하여 마지막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T-box family 유전자에 대한 유전학적 검증 결과로 긴꼬리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경주개 동경이의 꼬리뼈 유·무를 조기 진단하여, 번식 교배 전에 활용하면 꼬리 형태를 사전 혈통 관리와 동경이 품종을 유전자 마커로 진단(네이처Nature, 자매지인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석규, 김희발, 최봉환, 2017)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경주개 동경이의 특이 형질인 짧은 꼬리에 대한 유전체 구조분석으로 유전자원 보존과 문화적 다양성 보존 업무에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한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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