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축구협회가 경주시체육회의 기자회견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두 단체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축구협회는 체육회 기자회견 바로 다음날인 지난 16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체육회의 ‘보조금 부정 신청 및 지급으로 체육회의 근간을 흔드는 경주시와 경주시축구협회’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날 축구협회 임원들과 함께 기자회견 자리에 나선 손영훈 회장 직무대행은 먼저 체육회 여준기 회장의 ‘회장 직무대행 사칭’과 ‘보조금 부정신청 및 집행’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축구협회 회장 직무대행은 경주시축구협회 이사회 인준을 받아 합법적”이라며 “보조금은 대표권자 개인이 아닌 경주시축구협회가 신청했기에 어떠한 법적 하자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손영훈 직무대행은 ‘회장직무대행 인준이 필요한 체육회로 발송한 공문의 직무대행자와 경주시로 발송한 공문의 직무대행자가 다르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손 직무대행은 “현 직무대행인 손영훈 명의로 공문을 수차례 보냈지만 체육회에서는 직전 회장이었던 윤영선 회장의 명의로 수정을 요구했다”며 “보조금 수령이 반드시 필요한 축구협회 입장에서 어쩔 수 없이 명의수정 후 보조금을 신청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여준기 회장은 경주시가 인준 받지 않은 사람에게 보조금 지급 사실을 확인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않는 등 민선 체육회 출범 3년이 지난 지금도 관행처럼 체육회의 역할을 빼앗고 있다는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며 “오히려 경주시체육회가 경주시축구협회의 정상화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영훈 직무대행은 이와 관련해 “축구협회의 모든 보조금은 협회 명의의 통장으로 지급받고 있다”면서 “체육회가 체육회 이사회 인준도 받지 않은 정관으로 선거를 치르라고 강제하는 등 방해로 인해 회장 선거가 번번이 무산돼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주시체육회 여준기 회장의 ‘회장직무대행을 사칭한 경주시축구협회 관계자들을 충분한 검토 후 법적 조치할 예정’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손영훈 직무대행은 반박했다.
그는 “지난 3월 체육회에서 ‘보조금관련 법률 위반’으로 경주경찰서에 축구협회를 고소했지만 5월 ‘범죄인정 안됨’으로 결론 났다”면서 “존재하지 않는 범죄 사실로 축구협회 관계자를 오히려 무고해 매우 유감을 표하며 향후 법적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유를 떠나 논란으로 인해 경주시민과 체육인에게 죄송하다”며 “잘못된 관행은 벗어버리고 시민과 체육인의 가치 및 권리를 존중 받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경주시체육회는 15일 경주시와 경주시축구협회가 보조금 부정 신청 및 지급으로 체육회의 근간을 흔든다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당시 여준기 체육회장은 “2020년 2월 경주시축구협회 A 회장의 당선 취소로 직전 회장 B씨가 회장직무대행을 맡았지만 체육회의 인준을 받지 않은 C씨가 회장직무대행을 사칭해 보조금을 부정 신청·집행했다”며 “경주시 또한 C씨가 체육회 인준을 받지 않았음을 알게 된 후에도 아무런 조치하지 않는 직무 태만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한편, 3년에 걸친 경주시체육회와 경주시축구협회 간의 갈등 양상에 지역 체육계는 상당히 싸늘한 반응이다.
한 체육단체 관계자는 “두 단체 간의 갈등은 결국 보조금을 둘러싼 주도권 싸움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시민과 지역 체육인들을 위한다면 서로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축구협회의 회장 선거를 비롯한 정상화에 머리를 맞대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