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를 처음 방문한 것은 중고등학교 시절 수학여행이었다. 그때는 처음으로 육지를 향한다는 설렘으로 가득했고 단체여행 코스에 대한 기대는 없고 친구들과 떠드는 수다가 마냥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보탑의 화려함과 특히 불국사의 웅장함, 말로 단순히 표현할 수 없는 그곳은 큰 감흥과 여운으로 가슴에 남았다. 그래서 쌍둥이들이 걸어 다닐 수 있게 되었을 때 불국사는 아이들의 첫 방문지가 되었다. 불국사로 가는 길 낙엽이 가득한 곳은 아이들의 운동장이었고 그 끝에 도착한 불국사는 여전히 역사의 흐름 속에 시간의 마법사처럼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불국사의 역사는 그대로지만 세상은 변하고 있다” 1990년대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은 미국 영화를 본다는 것을 의미했고 후반에는 홍콩 영화가 첨가되었다. 그 당시에 한국 영화를 영화관에서 본다는 것은 돈이 아깝고 바보 같은 짓이었다. 2000년대를 지나면서 조금씩 한국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 친구들은 여전히 한국 영화는 TV나 비디오로 보는 것이라고 나에게 충고를 했었다. 2020년 코로나가 대유행했고 개봉을 계획했던 영화들이 OTT서비스 되었다. 세계가 K-콘텐츠를 보기 시작하면서 기생충, 오징어 게임, BTS는 K방역과 더불어 세계 속에 한국을 각인시켰다. 한국전쟁의 폐허를 기억하던 세계는 대한민국의 발전에 놀라워했고 대한민국의 위상은 높아졌다. 그러나 음양의 법칙처럼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대한민국은 빈부격차가 심해졌고 젊은 세대에게 ‘집’은 뜬구름 같은 것이 되어 지금을 즐기자는 욜로족이 대세가 됐다. 솔직히 욜로족은 매 시대, 매 순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젊은이들이 등장, 욜로족이라는 단어가 생겨날 정도가 된 것이다. 경제, 재테크, 투자 전문가들에게 욜로족에 대해 물으면 거지병, 거지근성이라고 단언한다. 오지랖 좀 떠는 아줌마 입장에서 말한다면 욜로족은 ‘무지에서 오는 안타까운 선택’이다. “집 한 채를 사려면 2~30년을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한다” “집 한 채를 사서는 평생 대출을 갚아야 한다” 둘 다 살고 싶은 인생이 아니기에 차라리 지금을 즐기겠다는 것이 욜로족이다. 재테크·투자 관련 책 한 권을 읽으면 이 말이 쓸데없는 소리라는 것을 알게 되고, 두 권을 읽으면 나도 얼른 종잣돈을 모아야겠다 결심하며, 세 권을 읽으면 투자 공부를 일찍 못했음을 아쉬워하게 된다! 재테크 관련 강의나 영상을 많이 봐서 좀 안다고 반문하는가? 아줌마 한소리 좀 한다. “영상이나 강의는 그때뿐, 책을 읽고 제대로 깨우쳐라!!” 그 결과물이 바로 나, 아줌마다! 엄청난 수익률을 자랑하지 않아도 된다. 과소비하지 말고 조금 절약하고 종잣돈을 만들고 성향에 맞는 투자를 하면 나머지는 다 시간이 해 준다. 삼십 대에는 답도 없고, 사십이 되어서는 지금 잘 하고 있는 것인가 계속 의심했지만 그때마다 책을 통해 마음을 다잡고 절약하며 종잣돈을 모으고 투자를 반복했다. 그랬더니 오십을 바라보는 지금, 부자는 아니더라도 계획보다 훨씬 많은 자산이 모였다. 그 비결은 수익률이 아니라 시간이었다. 겁많은 투자자로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지나가는 스타일로 언제나 목표는 은행 이자보다 좀 더 높은 수익률이었다. 그런데 거기에 시간이 더해지자 자산이 훨씬 많아졌다. 도전해보지 않고 결코 포기를 먼저 선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인생을 살다 보니 쉬운 게 하나도 없다. 정답도 없다. 그러나 또 살아 보니 막막하게 느껴졌던 것이 별 일이 아니었고 답 없던 것들이 뜻하지 않게 술술 풀어지기도 한다. 그러니 어떤 일이든 포기하지 말고 언제나 마주하기를 바란다. 우리 아이들도, 남의 아이들도, 세상 모든 이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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