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제로 웨이스트’ 문화가 조금씩 퍼져 나가고 있다. 제로 웨이스트는 일상에서 나오는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여 영(0)으로 만들자는 친환경 운동이다.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나 머그잔을 사용하거나 무공해 세재 리필스테이션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실천들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가게들과 학교, 협동조합 등이 경주에서도 하나 둘씩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경주에서 유일한 제로 웨이스트 샵인 ‘숲을’은 세제 리필 스테이션을 비롯해 나무칫솔, 수세미, 각종 청소솔 등을 친환경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또 서점이자 카페인 ‘오늘은 책방’은 다회용 컵 사용, ‘분이상점’은 플라스틱 생수병 사용을 줄이기 위해 개별용기에 생수를 담아주는 ‘지구별 약수터’를 운영하고 있다. 정부로부터 탄소중립 시범학교로 선정된 근화여중은 일회용품 줄이기 실천, 숲과 텃밭가꾸기, 특강, 학부모 대상 공개수업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제로 웨이스트 실천과 교육에 나서고 있다. ‘모두누림협동조합’은 순환경제마켓인 ‘싹또’와 텃밭인 ‘모두팜(farm)’ 가꾸기 등을 운영하며 아이들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환경교육을 하고 있다. 그리고 ‘방정환한울어린이집’도 물티슈, 일회용품 사용 안하기 등을 실천하고, 친환경 놀이터도 운영하고 있다. 제로 웨이스트는 일상생활에서 너무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는 플라스틱 제품부터 하나씩 친환경 제품으로 바꾸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처음엔 다소 불편을 느끼다가도 이런 작은 행동들이 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개개인의 의식이 점차적으로 확산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 전국적으로 쓰레기 증가속도는 지역 내 민간의 선한 의지에만 기댈 수준이 아니다. 민간의 다양한 움직임이 사회적 흐름으로 나갈 수 있도록 정부, 지자체가 뒷받침해야 한다. 경주시는 다른 대도시에 비해 제로 웨이스트 운동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떨어지는 편이다. 인근 울산시만 하더라도 일회용품 사용 억제를 위해 카페 등을 대상으로 ‘다회용 공유컵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예산도 투입하고 있다. 경주시는 지금이라도 제로 웨이스트 운동과 관련한 타 지자체 및 해외사례를 벤치마킹하고, 경주 현실에 맞는 친환경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깨끗한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줘야 하는 일은 우리의 역량이자 책무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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