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꿀벌 실종’이라는 이례적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에서도 꿀벌 피해 사례가 잇따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으로 경주지역 꿀벌 집단실종(폐사) 피해현황 조사 결과 58개 농가에서 3245군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군은 벌 무리를 세는 단위로 1군당 여왕벌 한 마리에 일벌과 수벌 등 1만~3만 마리 정도가 무리를 이룬다. 지역에서 피해를 입은 벌의 수가 최소 3000만 마리에서 많게는 1억 마리가 사라진 셈이다. 이번 조사 대상이 30군 이상 벌을 치는 농가 중 50% 이상 피해를 입은 농가를 대상으로 조사됐기에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크다는 것이 양봉업계의 중론이다. 양봉업계 종사자는 “제주도와 경남, 전남 등 남부지역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확산한 꿀벌 실종 사태가 지역에서는 군수의 20~30% 정도로 피해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예년 10~15% 수준보다 피해가 커진 것은 사실이다”면서 “조사 대상에서 50% 이하 피해 농가가 제외되고 일부 양봉농가는 피해 접수도 안됐다. 지역 꿀벌 피해는 집계치보다 훨씬 클 것이다”고 말했다. 꿀벌이 사라지는 원인이 아직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꿀벌 개체 수 감소 원인으로 이상 기후, 병해충 등 다양한 원인이 제시되고 있을 뿐이다. 지역 양봉농가는 여러 요인 중에서 드론 농약 살포도 이번 벌꿀 실종과 연관이 크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 3년 사이 드론 농약 살포 면적이 커지면서 벌꿀 개체 수 감소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봉종사자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지역에서는 드론을 통한 농약 살포 시기와 맞물려 원인 중 하나로 지적하고 있다. 드론 특성상 농약의 원액 사용이 많고 살포 시간도 벌꿀 활동 시간과 겹쳐 피해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드론으로 농약 살포시 물 희석을 늘리고 벌꿀에 피해를 덜 주는 제품으로 교체 등 양봉농가 피해 줄이기 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를 비롯해 경북지역 벌꿀 피해 규모는 960농가에서 7만4582군이 수준으로 전체 농가의 12~13% 수준이다. 피해 꿀벌 수가 최대 수십만 마리로 예상되자 경북도는 총 사업비 1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양봉농가에 벌 입식비와 면역증강제 등 기자제 지원, 경영안정 자금 지원 등을 제공할 방침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