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 서울이나 수도권의 지하철, 더 정확히 전철을 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하철이 ‘지옥철’이라는 말을 실감할 것이다. 지하철 노선 수도권 전철은 1974년 8월 15일 서울역~청량리역 구간 1호선이 최초로 개통된 이래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여 지금은 세계최고 수준의 전철로 성장했다. 기능이나 시설, 편의성이 어느 도시 전철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다. 특히 버스와 연동되는 시스템은 수도권 전철의 최고 장점이고 인터넷이 원활히 되는 것 역시 수도권 전철의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전철 노선도 사방으로 뻗어나가 인천과 수원, 의정부를 필두로 천안 지나 온양, 하남, 김포, 양평, 여주까지 뻗어있고 곧 원주까지도 이어질 예정이다. 그러나 역시 지옥철이 문제다. 출퇴근 시간 전철은 최소한 5분~10분 간격 이상으로 전노선에서 움직이지만 어느 노선에서건 첫 출발지 1~3곳을 지나면 좌석은 없어지고 10개 정거장을 지날 즘에는 서서히 사람과 사람 사이가 닿을 만큼 비좁아진다. 그 이후로는 문자 그대로 지옥철이다. 한때는 중요한 환승역에는 푸시맨이라고 해서 전철을 탈 수 있도록 뒤에서 밀어주는 사람까지 있었을 정도다. 그나마 노선의 다변화와 차량의 증량, 버스 노선의 증가 등으로 여건을 개선했지만 출퇴근 시간 붐비는 현상을 전부 해소하기는 어렵다. 출향인 김찬형 씨는 그래도 전철을 즐겁게 탄다. 지난 4월 11일에 올린 지하철 탑승기에서 만차가 된 전철로 또 다시 끓임없이 밀려 들어오는 승객들이 결국은 다 탔다며 신기해 하고 다음 역에서는 사람들이 좀 내리는가 싶어 숨 좀 쉬려니 다시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밀려들어와 기어코 다 탔다며 감탄한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 있는 발상이 터진다. “형아 생각 : 이리도 많은 사람들이 타는 것도, 서 있는 것도, 본인 내릴 때 수많은 인파 사이로 잘도 파고들어 내리는 것도 신기할 정도로 대단하다. 그레서 울 나라가 쇼트트랙을 잘 하나보다.. 경쟁 선수들 사이를 잘도 비집고 추월~^^” 김찬형 씨는 심지어 전철에서 내린 엄청난 사람들이 작은 마을버스에 다 올라탄다며 신기해하며 글을 마쳤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는 말도 있지만 이 무지막지한 지옥철에서 쇼트트랙 강국의 이유를 떠올린 김찬형 씨의 여유가 역시 대단하다. 김찬형 씨 마음이라면 미어터지는 지옥철조차 시원한 빙판이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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