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가지에 맺힌 빗방울이 작품이 된다. 작가는 일상에서 만난 시적 순간을 작품을 통해 재생산한다. 경주출신인 박종연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 ‘여리고 단단한’전이 22일부터 4월 3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갤러리 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박종연 작가는 오브제, 드로잉, 사진, 텍스트,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익숙한 자연물과 익숙한 형태에 대해 시적 경험과 새로운 체험방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스무 살 프랑스 유학길에 올라 우리들의 내면에 대한 관찰에 집중해 온 작가에게 이번 전시는 작가의 세계관을 시각예술로 드러내는 전시이기도 하다. 작가는 자연물과 인공물의 결합에서 자연물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시적 순간을 조명하고, 그것을 유지하거나 그 순간을 지속적으로 생산해낼 수 있는 원리를 생각하고 연구하고 집중한다. 또 외양에 대한 관심과 관찰에서 내면의 탐구로 전환하는 지점과 과정을 조명하고 있다. “인간의 대립되는 성질을 자연에서, 인간관계에서 찾아갑니다. 여리면서 단단하기도 한 우리를 둘러싼 다양한 관계를 자연물과 인공물의 조화로 풀어내고 있죠. 제 작품은 항상 첫눈에 바로 보이지 않습니다. 세심한 관찰 후에 보이는 것들이 많아요. 작품을 경험하는 관객들에게 저마다 다른 삶을 불러오며 관조와 사색의 즐거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일상 어딘가와 닿고 이어지길 바랍니다” 물방울이 나뭇가지 끝에 맺힌 순간 영감을 얻었다는 작가는 일상에서 만난 시적 순간을 작품으로 구현해 내고 있다. 물방울이 떨어지는 찰나의 순간이 계속되며 바닥에는 물방울의 흔적이 드로잉으로 남는다. <작품 ‘물방울 드로잉’> 어딘가의 일부였던 나뭇가지, 솔방울, 돌멩이와 같이 작가는 땅에 떨어지거나 버려지거나 더 이상 스스로 생존할 수 없는 자연물을 수집해 작업에 사용한다. “작품 ‘서로를 유지하는 움직임’에서는 돌멩이와 석고 덩어리, 패브릭 덩어리 등이 하나의 형태를 이룹니다. 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이것들은 서로 누르고, 눌리고, 맞닿아 밀접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밀접함은 서로의 의도와 힘으로 인해 말썽 없는 평온한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이 움직임은 관계를 유지하는 목적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과거의 움직임이 서로에게 자국으로 남 현재의 형태로 기억됩니다” 전체의 일부에서 탈락돼 나온 부분의 자연물은 인공물, 그의 배경, 환경, 바라보는 시선, 관심 등과 적절히 조화가 돼 비로소 각자의 마음에 닿는 시적 순간이 된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관람객들의 관찰과 바라보기를 통해 오롯이 완성되는 작품’이라고 정의한다. “프랑스 유학시절 짐을 늘릴 수 없어 페인팅에 늘 소극적이었습니다. 앞으로는 보다 적극적으로 페인팅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더불어 계속 작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많은 곳을 경험하고 관찰할 계획이며, 관계를 이야기하는 만큼 많은 이들과 소통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겠습니다” 박종연 작가는 1995년 경주 출생으로 프랑스 리옹국립예술학교 미술과를 졸업했다. 한편 박종연 작가의 전시는 알천미술관 전시공간지원 프로젝트 ‘공유’의 일환이며, 올해 공유프로젝트는 지난해와 달리 2주 전시, 홍보지원, 도슨트인력이 추가 지원된다. 올해 공유프로젝트는 박종연 작가의 전시를 시작으로 오는 12월 25일까지 총 20명/팀의 전시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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