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산책으로 운동장 트랙을 돈다/어린이, 젊은이, 늙은이 함께 돈다//트랙에 해가 뜨고/달이 지고//흐름은 그대로인데/물결이 일렁인다//나름의 세계를 달팽이 껍질 속에 펼치며//방울 소리 따라/바퀴를 돈다//내 안에/여러 ‘나’를 안고/바퀴를 거듭하며/사람이 되어간다’-연륜(年輪) 전문삶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김기찬 경북대 명예교수가 최근 첫 번째 시집을 출간했다. <사진> 2017년 동리목월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김기찬 교수는 그동안 문예지에 발표된 작품과 최근 작품을 엮어 ‘붙잡히지 않는 둥근 거울’이라는 이름으로 첫 시집을 발표했다.
시집은 총 5부로 구성돼 있다. 1부 꽃과 나무, 2부 사색, 3부 바다와 산, 4부 생활 주변, 5부 미래 세계로 나눠 총 62편의 시에 자연과 사물에 대한 사유를 담았다.
해설을 쓴 손진은 시인은 “김기찬 시인은 생래적 서정시인인 동시에 사물을 통해 근원적인 시간성을 향해 나아가는 시인이며, 사소한 일상에서도 깊은 사유와 통찰을 일구어 내 입체적인 시를 쓴다”면서 “시인은 형상 너머의 자아를 찾기 위해 거울 속을 헤맸고, 그 고뇌와 사색을 시로 남겼다. 그는 일상적인 삶의 파편과 생각의 조각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는 시인”이라고 평했다.
김기찬 교수는 “시는 현상의 울림을 내면화하고 그 내면화된 울림을 다시 형상화시켜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생각과 달리 내 시는 아직 서툴러 삶 속에 숨은 존재의 깊은 어스름 같은 것을 드러내는 데는 아직 미흡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집이 나오기까지 격려와 도움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면서 “내 너머 자리 잡은 나를 찾기 위해 앞으로 계속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기찬 교수는 1940년 경주출생으로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경북대학교 대학원 영어영문과, 대구가톨릭대학교 영문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북대학교 명예교수, 경북대학교 대학원동창 회장, 경북대학교 총동창회 부회장, 언어과학회 회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