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문’은 중국 현대 중국무협영화의 백미이자 중국인들의 자부심과 같은 영화다. 브루스 리, 이소룡이 중국 무협의 자부심을 최초로 구현한 영화(1972)이기도 하고 현대 홍콩판 무협액션의 새 지평을 연 이연걸의 정무문(1994), 스토리를 강화한 견자단의 정무문 - 100대1의 전설(2011), 신예 진혁명의 정무문 레전드 파이터(2020)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무술영화배우들이 자신의 진가를 발휘한 영화다. 정무문은 중국과 일본 사이의 민족감정을 다루었다는 측면에서 일제 강점기를 거친 우리 국민들에게도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적지 않은 흥행을 기록했다. 일본의 침략 야욕을 무협으로 깨부순 통쾌함은 대리만족을 주기에 충분했다. 정무문은 각각의 내용과 줄거리는 조금씩 다르지만 큰 틀에서는 비슷한 내용이다. 즉 외국에 나가 있던 주인공이 중국으로 귀국하면서 일본인 무술가에 의해 살해된 스승의 죽음을 알게 되고 계속해서 중국인들과 중국 무술가들을 괴롭히는 일본인들을 상대로 일당백으로 쳐부순다는 내용이다. 황성동 유명 고기 맛집 만석정을 운영하는 사장님이자 딱밤으로 유명세를 치른 허동욱 사장은 자신의 인생영화로 이연걸의 정무문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허동욱 사장이 정무문을 좋아하는 이유도 바로 일본에 대한 은연 중의 반감과 원초적 애국심에서 비롯된다. 우리 국민의 한 사람으로 태생적으로 일본에 대한 혐오가 있는 것은 둘째치고라도 걸핏하면 외교적 문제를 빌미로 우리나라를 괴롭히는 일본을 영화 정무문이 시원하게 혼내주는 데서 대리만족을 느낀다는 것이다. 허동욱 사장은 비단 정무문뿐만 아니라 이연걸 주연의 영화는 황비홍이건 방세옥이건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하는 편이며 중국무협영화라면 무엇이건 가리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허동욱 사장은 어느 순간부터 중국무협영화는 물론 중국에 대해서도 일종의 거부감에 빠져버렸다고 불편해한다. 일차로 2002년부터 중국이 본격적으로 동북공정을 시작하면서 우리나라 역사를 자신들의 역사로 편입시키려 시도하면서 중국 무협영화에 알 수 없는 거부감이 생겼다. 그러다 중국 무협영화배우로 유명한 조문탁이 중국 동방위성 TV가 방영한 예능프로그램 청춘유박격에서 ‘태권도는 중국의 춰죠우(戳脚)이란 발차기에서 비롯된 무술이다’고 주장하면서 조문탁은 물론 중국 무협영화에 대한 친밀감이 떨어져버렸다고 말한다. 더군다나 중국 무협대가라는 사람들이 중국의 격투기 전문가 ‘쉬샤오둥’에게 어이없이 참패를 거듭하면서 중국 무협에 대한 실망감이 급격히 커졌다. “제가 이연걸의 정무문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런 동북공정이나 태권도 논란, 가짜 무협대가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전, 원래 좋은 느낌이 남아 있던 시대의 무협영화이기 때문일 겁니다” 허동욱 사장은 이연걸 전성기의 호쾌한 무협 액션들을 보고 있노라면 일로 쌓였던 스트레스가 시원하게 뚫리는 기분이 든다며 어떤 영화 장르보다 마음에 든다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운다. 허동욱 사장이 무협영화를 좋아하는 데는 그 자신 비록 무협 액션은 아니나 ‘딱밤’에 관한 한 국내 최고의 고수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허동욱 사장이 시전하는 딱밤은 단순히 손가락 딱밤 정도가 아니고 호두를 깨고 수박을 뚫는 불가사의한 딱밤이다. ‘기운 주는 딱밤 달인’ ‘딱밤 격파왕’ 등으로 불리는 허동욱 씨는 강호동이 진행하던 ‘스타킹’과 김구라 등이 진행하는 ‘한국판 TV 갓 탈랜트’, ‘TV특종 세상에 이런 일이’, ‘킹왕짱’ 등에 출연하며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 그의 딱밤에 맞은 연예인도 강호동과 김구라, 이수근, 노홍철, 데프콘, 쌍칼 박준규 등 별별 사람이 다 있다. 심지어 예전에는 20~30명의 고객들이 일부러 허 사장의 딱밤을 맞으러 찾아왔을 정도다. 그의 딱밤에 좋은 기운이 흘러 한 번 맞으면 기운이 살아나고 만사형통한다고 소문난 때문. 그러나 2년 반 가깝게 지속된 코로나19로 인해 고객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허동욱 사장은 무협영화 주인공들이 한번씩은 시련을 겪듯 세상에 닥친 시련에 대해 담담하게 맞서고 있다며 초연해한다, 이 기간 견디며 쌓은 내공이 조만간 큰 힘으로 발현될 것이라는 희망과 함께! 그런 뜻에서 정무문은 또 다른 위안이 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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