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개는 한국풍토에 맞게 생존한 지역적응 생명체이며, 민족의 생명공학적인 특성을 대변할 수 있는 고유 생명자원이다. 토종개는 유전적 질병 등의 치유에 필요한 의료학적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21세기의 유전형질 자원이다. 오늘날까지 함께한 토종개인 진도개, 삽살개, 경주개 동경이, 풍산개는 생명공학의 소중한 연구자원이 될 것이다.
인류의 역사문화는 뒷받침할 수 있는 유적과 기록 등이 많이 남아있지만, 동물에 관한 역사적 기록은 학문적인 관심과 연구 부족으로 거의 없는 상태이며, 특히 우리나라 토종개에 관한 기록과 유물에 대한 연구는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개는 인류에 의해 길들여진 최초의 동물이며, 인류와 함께 이동한 동물이다.
한반도의 인류는 아프리카에서 탄생한 현생 인류가 유럽과 아시아로 이동하였고, 약 5만~6만년 전에 인도 북부에 도착한 것으로 학술적으로 정리되어 있으며, 험준한 티베트고원을 피해 동남아시아로 이동하여 인도차이나반도 등에 정착한 인류가 아시아인이며, 이들의 일부가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 남태평양의 섬으로 이동하였고, 다른 집단은 인도 북부, 인도차이나반도, 중국을 거쳐 한반도에 정착하였고, 한반도에 도착한 우리 조상과 함께 이동한 개가 우리나라 토종개의 원류이다. 또한 한반도를 거쳐 일본으로 이주한 야요이인(彌生人)과 함께 일본으로 이동한 개가 일본의 토종개로 추정한다.
한반도 토종개의 기원은 개의 유골, 고문서, 고분 벽화와 조선시대 회화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개의 유골은 BC 5000년경이며, 연평도 까치산 패총에서 발굴된 것이다. 최초의 개에 관한 문헌은 BC 450년경『후한서』동이열전 부여국((後漢書 東夷列傳 夫餘國)과『삼국지』위서 동이전 부여조(三國志 魏書 東夷傳 夫餘條)에 있는 가축을 사육하고 관리하는 부서의 관직 명칭인 구가(狗加), 마가(馬加), 우가(牛加), 저가(猪加) 중에서 개를 관리하는 관직인 구가(狗加)란 기록이다. 개의 외형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고구려 고분인 덕흥리 고분(408호), 무용총, 각저총, 장천 1호, 오국리 안악 동수묘(3호분), 송죽리 등의 개가 그려진 벽화이다. 최초의 서화는 조선시대 이암(李巖, 1499-1565)의 모견도(母犬圖)이다.
우리나라는 자연환경이 농경에 적합하여 오랫동안 농사를 위주로 하는 농경생활을 해왔다. 자급자족이 가능했기 때문에 타민족을 공격하거나 침략하여 농지를 확보한다거나 가축을 사육하여 모자라는 식량자원으로 활용하지 않아도 생활에 큰 문제가 없었던 민족이었다. 그래서 야생동물을 가축화하는 노력도 많지 않았던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개는 자연스럽게 우리 조상들과 함께했던 동물이다. 고구려와 신라는 개를 사냥개로 사용하였고, 문헌에 나타난 개는 대부분 길흉사에 관한 경고나 불길함을 예시하는 영리한 동물로 기록하고 있다.
토종개는 가장 오랜 기간 동안 민족과 함께한 최초의 동물이며, 같은 자연환경에서 먹거리를 공유했으며, 민족의 품성에 적합하고, 온순하고 말을 잘 듣는 개체가 선택적으로 번식되어 오늘날의 반려견(狗, 犬)이 되었다. 토종개는 한국풍토에 맞게 생존한 지역적응 생명체이며, 민족의 생명공학적인 특성을 대변할 수 있는 고유 생명자원이다. 토종개는 유전적 질병 등의 치유에 필요한 의료학적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21세기의 유전형질 자원이다. 오늘날까지 함께한 토종개인 진도개, 삽살개, 경주개 동경이, 풍산개는 생명공학의 소중한 연구자원이 될 것이다.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