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茶 한 잔의 여유에 수많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김수미 작가의 초대개인전 ‘茶話-이야기를 담다’가 오는 30일까지 라우갤러리에서 열린다. 그녀가 추구하는 극사실주의 기법은 관람객들에게 놀라움과 감동을 선사한다.
관능적 이미지를 대표하는 장미와 다양한 꽃들은 강한 자연의 생명력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작가는 고전적 표상과 감각적 이미지로 꽃과 정물이 주는 은유적 의미를 캔버스에 담고 있었다. 바로크풍의 커피잔과 그 속에 담긴 장미는 회화성과 촉각적인 조형미를 함께 구현한다.
“평소 클래식한 분위기를 좋아합니다. 그것을 주제로 사진을 찍고, 그림으로 옮기는 과정이 재밌고 즐거워요. 그러다 보니 2014년부터 ‘다화’라는 주제의 연작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술대학을 졸업한 2007년, 그녀는 작가로 성장하기 위해 풍경화, 동물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찾아가고자 노력해왔다.
“그동안 다양한 그림들을 시도해 봤지만 대표작을 꼽기에는 뭔가 늘 부족했어요. 소재를 조금씩 바꾸며 저만의 작품을 시도하고 찾는데 9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다화’ 작업을 통해 제게 맞는 소재와 개념적인 부분이 조금씩 정립되기 시작했고, 연작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얘기를 나누다 보면 감정이 깊어져 진심이 나온다. 사람이 떠난 후 남은 빈 찻잔은 마음의 여운으로 다시 채워진다.
작가는 이 마음의 여운을 꽃으로 형상화했다. 일상적인 부분을 특별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평범한 것을 그림으로 볼 때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일상 속에서 놓치고 있는 것들, 특히 관계를 지속하거나 시작할 때 마시는 차 한 잔의 평범함, 익숙한 모습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습니다”
애니메이션의 실사판 영화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와 감동을 더하는 것처럼 작가는 친근한 소재를 통해 신선한 생동감을 더하고 있었다.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는 컬렉터가 늘어날수록 작가는 새로운 작품에 대한 고민과 부담이 더해진다. 그리고 작업 소요시간도 붓질도 늘어난다.
“더 사실적으로 잘 그리고 싶은 마음에 연습하고 노력했던 부분이 있던 반면, 사실적인 부분을 조금 비워볼까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계속 작품 활동을 하기 위해 꾸준히 목표를 설정해 나갈 것이며, 작업의 질은 물론 작업의 양을 늘려 다양한 작품으로 관람객들과 더 자주 소통하고 싶습니다”
김수미 작가는 계명대 미술대학 서양화과 및 동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2015년 대구 대백플라자 갤러리에서 고금미술선정작가 김수미 展을 시작으로 서울, 대전, 경주 등지에서 초대개인전 8회, 부스개인전 6회를 가졌으며, 아트페어 17회, 단체전 120여회를 참여했다. 현재 고금미술작가회, 자관전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계명대 미술대 회화과에 출강중이다. 주요 작품 소장처로는 TBC 대구방송국, 경주시청, 계명대학교, 금복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