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선물로 무엇을 해드릴까요?”라고 물었을 때 선뜻 대답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과연 몇 %나 될까? 아마 이 문제에 쉽게 대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선물하는 것이다. 선물해주려는 대상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모르는데다 상대의 취향을 알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선물하는 입장에서는 상대방이 무엇을 해달라고 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 이전에는 생일날 미역국 한 그릇이라도 먹으면 감지덕지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 짜장면 한 그릇 사주면 좋아하는 세대도 있었다. 햄버거나 피자를 사주면 좋아하는 세대들에 이르러서는 본격적으로 생일날 별도의 선물은 필수품이 됐다. 이제 생일날 잘 먹는 것은 기본이고 선물과 이벤트가 동시에 따라붙은 세상이 됐다. 그러나 물질적으로 풍요로울수록 생일선물은 더 어려워진다. 어지간한 것은 다 갖추고 있는 세상이다 보니 귀한 것도 없고 딱히 필요한 것도 없다. 게다가 조금이라도 희망지수가 높으면 가격이 높아서 엄청난 부담이 되기도 한다. 부모자식 간에도 마찬가지다. 아버지가 무얼 좋아하실까 혹은 엄마에게 필요한 게 무얼까 아무리 궁리해봐도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여쭈어보면 으레 ‘필요한 것 없다’는 말이 돌아온다. ‘필요한 것 없다’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실린다. 정말 필요한 게 없을 수도 있고 필요한 게 있지만 부담돼서 말 안 한다는 뜻도 있다. 이럴 때는 그저 현금이 최고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넉넉하면 넉넉한 대로 현금을 주고 받으면 그것으로 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은 것 하면 그뿐이다. 그런데 간단한 등식이 좀처럼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현금으로 ‘때우면’ 무언가 성의 없어 보인다는 생각을 은연중 하기 때문이다. 정현석 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은 그런 생일선물에 대한 고민을 싹 날려버린 듯하다. 세종대왕으로 휘감은 케잌과 돈띠로 연결한 목도리를 한 정현석 씨 얼굴이 세상 다 얻은 것처럼 환하다. 누가 댓글에서 내년에는 신사임당 케익을 받아라는 말이 즐거움을 더한다. 돈케익 받은 정현석 씨가 행복하게 웃는 것으로 선물의 효용은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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