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봄, 신춘문예의 계절이 다가왔다.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은 올해도 다수의 신춘문예 당선자를 배출했다.
제33회 신라문학대상에서 김장배 씨가 ‘밀삐’로 수필 부문 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박문후 씨가 불교신문 신춘문예에서 ‘까마귀 서점’으로, 경상일보 신춘문예에서 ‘모카를 위하여’로 단편소설 부문 각각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또 이선락 씨는 시 ‘반려 울음’으로 서울신문 신춘문예에서 당선됐으며, 졸업생 임은영 씨도 영남일보 문학상에서 ‘블랙 잭나이프’로 단편소설 부분에 당선되는 성과를 거뒀다.
‘밀삐’는 지게에 매여있는, 지게를 지는 끈을 가리키는 우리말이다. 김장배 씨는 수필 ‘밀삐’에 아버지에 대한 회한과 그리움을 담았다.
박문후 씨는 불교신문과 경상일보에 단편소설 ‘까마귀 서점’과 ‘모카를 위하여’가 각각 당선되며 신춘문예 2관왕에 올랐다. ‘까마귀 서점’은 차분한 분위기와 등장인물들의 조화, 감수성이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았으며, 반려견을 소재로 삼은 ‘모카를 위하여’는 타락 사랑을 정당화하며 그 억압을 사랑이라 믿는 작금의 슬픈 세태를 집요하면서도 과하지 않게 그려내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이선락 씨의 ‘반려 울음’은 고픔과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시이자 질문이 그치지 않는 시, 버썩거리는 일상을 비집고 다른 존재를 향한 유일한 감정이 솟아오르며 빛나는 시라는 평으로 인정받았다.
졸업생 임은영 씨는 최근 30~40대 미혼들이 부모를 모시면서 힘들어하는 사회상을 단편소설 ‘블랙 잭나이프’에 풀어냈다. ‘블랙 잭나이프’는 아버지의 유품이다. 오랫동안 아버지를 간병하던 딸이 아버지를 버리고 떠났다가 돌아와 죄책감과 미안함에 시달린다. 잭나이프를 잃어버린 집에 잠입해 하루를 머물며 목격하는 주인집 여자의 비밀스러운 내력은 부녀의 삶과 겹쳐진다. 인물이 가진 죄책감에 잠식당하지 않고 서사를 세우면서 흡입력을 높이고 있는 이 작품은 사라지거나 사라져가는 존재들을 향해 내미는 연민의 손길이 호들갑스럽지 않고 미약해 오히려 신뢰감을 주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손진은 학장은 “이분들이 문학상, 신춘문예에서 당선됐다는 것은 프로의 세계, 작가의 길을 가게 됐다는 것”이라면서 “같은 도반으로 서로에게 자극을 주고, 격려하며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