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 동안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도 평가에서 경주시는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2017년까지 3년 연속 최하위 등급인 5등급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나, 2020년, 2021년, 2년 연속 3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경주시가 제도화한 공직자의 부패 신고제도, 관행타파 캠페인, 청렴소통과 교육활동을 펼친 결과라고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다. 청렴도란 미래 시대에 중요한 희망의 신뢰도이다. 많은 공기관에서 수많은 정책과 아이디어가 쏟아졌지만, 청렴도는 국민의 피부에 와 닫지 않고 있다.
2021년도 청렴도 평가의 측정 영역은 외부청렴도와 내부청렴도로 구분하는데,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외부청렴도 측정항목인 부패인식에서는 권한을 남용하고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공무원 갑질행위의 부패도가 높았고, 부패경험 측정항목에서는 금품, 향응 경험에 대한 부패도가 높았다. 내부청렴도는 직무상 비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사익추구와 인사청탁을 위한 금품, 향응 분야에 대한 부패도가 높게 조사되었다. 2021년 전국 지자체의 갑질 행위 경험 유형은 부당한 업무처리 지연 또는 거부(35.5%), 직무와 상관없거나 직무의 범위를 넘어서는 과도한 요구(35.3%), 공공기관 부담 비용이나 업무 부당 전가(17.7%), 계약금 등 지급비용 미지급(5.6%), 업무와 상관없는 사적인 일에 동원(4.8%)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청렴도 등급이 낮은 지자체의 중요한 요인은 공무원의 권력남용과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갑질이었다. 지자체에서의 걱정거리이지만 해결할 묘책은 없었다. 갑질을 줄여야만 청렴도가 상위 등급으로 올라 주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했다.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고 팬데믹을 경험한 21세기에는 공조직보다 민간조직이 대부분의 분야에서 월등히 앞서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공무원의 비전문가적인 간섭이 갑질이 된다는 것은 이미 검증되어 있다. 전문성이 부족한 공무원이 전문성이 월등한 민간 조직을 리드하려는 행위가 바로 갑질이다. 오랫동안 경주의 청렴도가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 했던 것은 전문성이 없는 공무원의 갑질과 연관성이 있을 것이다. 특히 민원 지원업무가 많은 관광업, 축산업, 농업, 복지, 허가업무가 많은 건축, 토목, 기업 등의 분야에서 갑질의 원인을 찾아야 하고, 또, 이들 분야에 대한 재검증도 필요하다.
2021년 전국 지자체의 청렴도 평가 저하요인은 금품수수(33.3%, 56건), 직권남용(19.6%, 33건), 향응수수(17.3%, 29건), 공금 유용·횡령(10.7%, 18건), 내부정보를 이용한 사익추구(8.3%, 14건)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직무상 비밀을 이용한 사익추구와 인사청탁을 위한 금품 및 향응은 공무원 조직의 오랜 폐단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아직도 획기적인 대책이 없는 현실이다. 전시행정적인 제도가 아닌, 개선을 요구하는 실질적인 시대적 행정이 필요한 때이다.
2021년 청렴도에 대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평가는 2020년에 비해 하위직의 비율이 크게 감소한 반면에, 관리직과 중간직의 비율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무원의 입신출세와 무사안일한 행정업무가 빈번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에서 자본주의 국가의 행정을 통제하고, 행정부의 독주를 막고자 고안된 옴부즈만 제도의 도입을 추천한다. 원자력환경공단은 이제도를 도입하여 만년 하위권인 청렴도 평가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었다.
지자체의 낮은 청렴도의 원인은 중간 보직자에서부터 비롯된다고 밝히고 있다. 또 청렴도 정책이 위와 같은 요소에 의해 정체되고 왜곡되어 낮은 청렴도 의식의 언덕을 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경주시가 3등급에서 정체되지 않고 1, 2등급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대내외적인 업무에 대한 의식개혁을 위한 진단이 이루어져야한다.
뉴욕대의 스콧 켈러웨이(Scout Galloway)교수는 “팬더믹 이후의 사회는 강자가 훨씬 더 강해지는 세상이 될 것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코로나시대의 공직사회는 방역을 위한 집합금지 핑계로 위원회 등의 사전 점검 절차를 거치지 않고, 업무자의 의향과 편의에 따라 약식방법으로 많은 일들이 결정되었다.
경주시가 청렴도의 신뢰를 만들어 갈 것인지 아니면 청렴도의 신뢰를 포기 할 것인지는 공직자, 시민이 함께 짊어져야 할 앞으로의 과제이다. 펜더믹 이후의 경주도 왜곡된 강자들이 훨씬 강해지는 도시로 남을 것인지를 미리 곰곰이 살펴야 한다.